헬기 왜 추락했나/꼬리부분서 검은 연기… 엔진결함 가능성

헬기 왜 추락했나/꼬리부분서 검은 연기… 엔진결함 가능성

임태순 기자 기자
입력 1994-03-04 00:00
수정 199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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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약한 바람불어 기상악화는 아닌듯

갑작스러운 기상악화 때문인가,장애물 때문인가,아니면 엔진고장인가.

조근해공군참모총장등 6명의 목숨을 앗아간 UH­60 헬기추락사고의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헬기는 전투기·항공기등 고정익비행기와는 달리 로타의 회전에 의해 비행한다.따라서 로타에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곧바로 중심을 잃고 추락한다.

헬기의 비행고도는 또 고정익비행기와는 달리 그리 높지 않다.

2백m정도의 야산 골짜기등에는 돌발적인 산악풍이 분다.

헬기가 산악풍에 휘말리면 순간적인 조종불능상태에 종종 빠진다.

기상청은 『사고시간대에 경기도 용인군 외사면지역은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5.7m로 다소 강한 바람이 불긴 했으나 평균풍속은 초속 3.2m의 약한 서북서풍이 불고 있었다』면서 『이 정도의 풍속은 헬기를 조종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항공전문가들도 사고헬기가 높이 80m의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미루어 돌발적인 기상악화의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인사가 헬기등 항공기를 탈 때는 항상 기상상태를 미리 면밀히 검토하는 게 관례다.

이들은 또 헬기가 고도를 낮추다 나뭇가지나 고압전선등 장애물에 걸려 균형을 잃으면서 추락했을 가능성도 현재로선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헬기가 민가가 있는 평지를 지나다 야산에 추락한 것으로 미루어 돌발적인 장애물은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헬기는 추락하기 전 꼬리부분에 연기가 난 것으로 목격자들은 말하고 있다.

집마당에서 농기구를 손질하던 유상필씨(69)는 『꼬리부분에서 검은색 연기를 뿜으며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다』면서 『이어 갑자기 폭음이 나면서 파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조종사가 민가위에서의 추락을 피하려는 듯 마을뒤편 야산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고 사고순간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이해경교수는 『연기가 났다면 엔진고장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냉각공기가 유입되지 않았거나 연료 과다주입등의 이유로 연소실이 가열돼 엔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그러나 추정은목격자의 진술을 근거로 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정확한 사고원인은 사고현장의 기체와 유류품등에 대한 정밀분석이 끝나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임태순기자>
1994-03-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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