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연구논문 “연 0.9편”/오풍연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교수 연구논문 “연 0.9편”/오풍연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오풍연 기자 기자
입력 1991-05-29 00:00
수정 1991-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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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립대학의 교수 재임용제가 폐지된 데 이어 국·공립대학의 교수 재임용제도도 폐지되어 교수와 부교수의 정년보장제도가 도입될 것 같다.

교수들이 임기에 연연해 하지 않고 상아탑에서의 연구와 강의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밝힌 「대학교육발전지표」를 보면 좀 다른 생각이 든다.

이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교수들은 선진국의 3분의1에도 채 못 미치는 1년에 겨우 0.9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수치가 대학교수들의 연구 및 강의능력을 바로 재는 유일한 척도는 될 수 없다 하더라도 어쨌든 교수들이 연구를 게을리 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요즘과 같이 급변하는 과학문명세계에서는 이들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신사고」와 새로운 원리를 익히고 널리 전파해야 하는 입장임을 감안하면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미국에서 공부하다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모국에 잠시 들른 신 모씨(32)는 우리 대학교육의 일단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한토막을 소개한 일이 있다.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유기금속화학도로 반도체분야를 집중 연구해온 신씨는 세미나에서 최첨단소재인 「Thin Film」(부막)에 대해 설명하다가 한 화학교수로부터 그것이 코닥필름인지,비디오필름인지를 질문받았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그의 말을 그대로 빌리지 않더라도 이것이 우리 대학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교수재임용제」의 폐지는 이러한 사정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단견」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막 선진국의 문턱에 올라선 우리로서는 교수재임용제가 비민주악법의 잔재로 남아 행세한다면 몰라도 일정기간 연구논문의 발표 등과 관련지어 교수의 능력을 재심사하는 게 오히려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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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더라도 기왕에 교수재임용제를 폐지하기로 했다면 대학교수들 스스로가 신분보장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본래 역할인 학문연구에 보다 정진해 이 같은 불안감을 덜어주기를 간곡히 바라고 싶다.
1991-05-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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