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처우개선“한걸음진전”/한·일 「교포지위 각서」교환의 의미

재일교포 처우개선“한걸음진전”/한·일 「교포지위 각서」교환의 의미

한종태 기자 기자
입력 1991-01-10 00:00
수정 1991-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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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날인 폐지등 법적 구속력 갖춰/공무원 채용 관련 구체적 보장 없어 “미흡” 지적도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10일 이상옥 외무부장관과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 일본 외무장관간에 서명·교환될 「재미 한국인의 법적 지위와 처우에 관한 한일 양국간 각서」는 그동안 2년이상 끌어왔던 재일 한국인 처우개선 문제를 사실상 매듭짓고 이를 문서화 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각서는 특히 지난 65년 한일 양국간에 체결된 지위협정을 대신해 이 협정의 타결시한인 오는 16일부터 재일 한국인의 법적 지위 및 사회생활상의 처우개선 사항을 규율하는 근거규정이 된다.

바로 이 점은 교환각서가 비록 양국 정부간 공식적으로 체결하는 「협정」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는 측면에서 실질적인 협정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각서는 당초 우리정부가 재일 한국인 문제와 관련,협상시한(91년 1월16일)까지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거나 협정을 개정하자고 주장했으나 일본측은 그동안 벌였던 양국 당국자간 토의기록으로 마무리하자면서 이에 완강히 반대,그 절충형식으로 타결된 것이다.

일측은 신협정 체결이나 협정개정이 이뤄지면 관련 국내법도 개정해야 되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대만 및 북한으로부터도 동일한 강도의 주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등을 반대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각서는 모두 9개항으로 돼있는데 크게 재일 한국인의 법적지위 개선문제와 사회생활상의 차별 처우개선 문제로 나뉜다.

물론 이들 조항은 재일 한국인 3세 이하의 법적지위 개선을 합의한 지난해 4월30일 한일 외무장관회담과 이를 1,2세에게도 확대 적용키로 한 지난해 11월27일 한일 정기각료회의 당시의 합의사항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밖에 그간 수차례에 걸쳐 진행된 양국 외무부 아주국장간 공식·비공식 협의의 논의결과도 약간 가미됐다.

우선 법적 지위와 관련,각서는 ▲영주권의 자동부여 ▲지문날인 폐지 및 대체수단 강구 ▲강제퇴거사유 국사범으로 한정 ▲재입국 허가기간 5년으로 연장 ▲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의무의 탄력적 운용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들 조항중 재일 한국인 차별제도의 상징으로 손꼽혀온 지문날인제 폐지는 대체수단 마련의 구체적 시기 확정문제와 얽혀 그동안 양 국민간에 초미의 관심사가 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이 문제의 완벽한 해결에 협상의 주안점을 두고 일본측을 몰아붙였던 게 저간의 현실이다.

그 결과 대체수단은 가족등록제로 하고 일본의 국내 필요절차를 거쳐 93년 1월부터 이를 실시한다는 데 합의한 것도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측은 이와관련,연말쯤 열리는 정기 국회에서 각서 교환에 따른 관계법안 정비작업을 벌이고 92년 상반기내에 이를 완료한 뒤 3천5백여개의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1년간 이에 대한 홍보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나름대로의 일정을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

그러나 문제는 93년 1월까지의 경과기간 동안 16세가 돼버린 재일 한국인들의 지문날인 여부라고 볼수 있다.

일측은 이에 대해서도 대상자가 지문날인을 거부하더라도 등록기간을 3개월씩 연장하는 방식으로 처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는 있다.

그리고 사회생활상 처우개선 문제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채용기회는 일 정부가 확대토록 지도하고 ▲국·공립교사 채용은 교무회의에 참석하고 학급담임을 맡을 수 있는 교유(일종의 준교사)까지 확대하며 ▲교육문제와 관련,미취학 아동에 대해 일괄적으로 취학통보를 하고 ▲지방의회 선거 참정권은 한국 정부가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는 선에서 규정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합의는 사회생활상 처우문제가 법적 지위개선보다 오히려 교포들의 실생활에 직접 연관이 있다는 측면에서 민단측의 강한 불만을 살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공립교사 채용확대 같은 경우 여전히 교장·교감보직 불가라는 벽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개선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교환각서는 양국간 불행했던 「과거사」를 일단 매듭짓는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가이후 총리의 방한에 따른 모양 갖추기라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한 일본측에서 계속 애드벌룬을띄우고 있는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방한과 관련,사전 분위기 정지작업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지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한종태기자>
1991-01-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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