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플레이볼] SK 제주 연고이전 의미

[박기철의 플레이볼] SK 제주 연고이전 의미

입력 2006-02-07 00:00
수정 2006-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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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팀인 부천 SK가 제주도로 연고지를 이전하기로 확정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우리나라에도 이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마케팅이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수익을 내는 것이 프로스포츠의 근본 존재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개인 종목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게 당연한 현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프로 스포츠 시장이 왜곡되어 있다.

단체 스포츠 종목의 프로 구단은 모두 대기업의 홍보 수단으로만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프로스포츠 구단의 흥망은 해당 스포츠의 인기가 아니라 그 팀을 후원하는 기업의 경영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기현상이 반복되었다. 이런 사태가 반복된 원인은 프로스포츠의 태생적 한계 탓이다.

한 푼의 이익을 얻기 위해 십리를 가는 게 장사꾼이라는 옛말은 현대 자본주의에서 더욱 정확하게 나타난다. 스포츠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면 대자본이든 소자본이든 몰려들게 마련이다. 프로스포츠가 발전한 나라는 모두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대자본이 스포츠에 참여했고 목적에 어울리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처음의 기대대로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수익을 만들어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보고 그대로 안 되면 미련 없이 철수해버리는 게 자본의 속성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모델이 나타난 예는 영화와 음반 등 연예 산업이다. 차세대 미디어 산업에 필요한 콘텐츠 확보를 목표로 많은 자본이 이들 분야에 투자되었지만 현재까지 남아서 목표대로 수익을 올리는 자본은 많지 않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 가운데는 전문적인 인력 확보에 실패한 점도 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지만 스포츠와 연예 산업은 전문 인력과 경험이 없으면 실패할 확률이 가장 높은 분야다.

그나마 연예 산업 투자는 수익을 내려는 명확한 목적이라도 있었던 데 비해 스포츠에 투자된 자본은 기업 홍보라는 소극적인 목표에 안주했고 결국 관중수라는 좁은 목표에만 시야가 국한되었다. 현대 스포츠 산업의 수익 창출 경로는 크게 스폰서십, 중계권, 입장권 판매를 비롯한 구장 수입, 라이선싱 등으로 나뉜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단위가 크고 영향력이 강한 수익 창출 수단이 연고지 이전과 신규 가입을 둘러싼 프랜차이즈 마케팅이다.

프로 구단이 이전해 오거나 새로 창단되면 연고 도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란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주도는 이번 축구팀의 유치에 대한 대가로 2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향후 원정팀이 제주도에 머물며 써야 하는 비용만 해도 그 값어치는 충분하다. 골칫거리이던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문제를 해결하고 제주 유나이티드FC라는 구단 명칭으로 제주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제주도가 투자한 비용의 몇 십 배는 넘어선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2006-02-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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