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테러 예고’ 한줄에 수억원 증발…경찰 “모든 허위 협박 손배”

[단독] ‘테러 예고’ 한줄에 수억원 증발…경찰 “모든 허위 협박 손배”

반영윤 기자
입력 2026-02-01 17:15
수정 2026-02-0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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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공중협박죄 신설·시행 뒤
서울 발생 ‘허위 테러’ 7건 손해액 분석
동원 경력 770명, 손해액은 5900만원
“경제 제재 병행해야 범죄 억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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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협박 글을 신고받은 경찰이 지난해 8월 5일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해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주변을 수색한 뒤 철수하고 있다. 뉴시스
공중협박 글을 신고받은 경찰이 지난해 8월 5일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해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주변을 수색한 뒤 철수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경찰청이 최근 모든 공중협박 사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 3월 이후 서울에서 발생한 ‘허위 테러’ 주요 사건 7건에 동원된 경찰은 총 770명, 손해 추정액만 5900여만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 일시 중단 등 민간 피해까지 포함하면 ‘테러 예고글’ 한 줄로 수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증발했다.

1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청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손해배상 심의위원회를 열어 7건에 대해 심의, 그중 4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의결했다.

사건별 손해액은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폭파 협박 건 1800만원 ▲10월 잠실야구장 테러 예고 180만원 ▲11월 노원구 소재 고등학교 폭탄설치 협박 건 360만원 ▲12월 동덕여대 칼부림 예고 350만원이다. 경찰은 112 출동수당, 시간 외 수당, 급식비, 유류비 등을 종합해 손해액을 산정했다. 지난해 9월 한강 테러 예고 건은 재심의 중이다.

지난해 8월 발생한 허위 폭발물 협박 사건들. 서울신문 DB
지난해 8월 발생한 허위 폭발물 협박 사건들. 서울신문 DB


경찰은 올해부터 손해액과는 별도로 경찰관 개인별 위자료도 청구한다. 평상시 치안 업무에 투입되어야 할 인력이 공중 테러 등 위험이 수반되는 상황에 동원되면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경찰관 계급별로 20만~50만원의 위자료를 산정한 결과, 올해 심의를 통과한 3건의 사건에서 위자료 청구액만 3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앞으로 매월 1회 혹은 수시로 심의위를 열고 모든 공중협박 신고 피해액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소액이거나 미검거 상태더라도 모든 건에 대해 손해를 산정해놓고 검거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경찰이 민사 소송에까지 나선 것은 공중협박이 초래하는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한 유튜브 게시물에 달린 폭파 예고 댓글로 인해 직원과 손님 4000여명이 3시간가량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했다. 백화점은 당시 5억~6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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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특공대 대원들이 지난 2023년 8월 7일 서울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지난 2023년 8월 7일 서울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공중협박죄가 신설된 후 경찰은 전국에서 130명을 검거, 99명을 송치했다. 이 가운데 11명이 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넘겨졌다. 공중협박 사건은 최근엔 엄벌 기조로 돌아섰다. 지난 9월 신세계 면세점 폭파 협박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혐의로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되기도 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선 공중협박 글에 대해 형사 재판과 별도로 배상금을 물리는 절차가 활발한 만큼, 허위 테러 글로 동원된 경찰력에 대한 배상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공중협박에 대해선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피해에 대한 경제적 제재까지 병행해야 범죄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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