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서 10년 넘게 장사했는데 1000원 한 장도 못 쥔 건 처음”

“명동서 10년 넘게 장사했는데 1000원 한 장도 못 쥔 건 처음”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3-05 22:06
수정 2020-03-0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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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상권 코로나19 직격탄

2월 셋째~넷째주 사이 텅텅 빈 거리
명동 유동인구 16%·주말 39% 감소
“체감상 매출 90%는 감소한 기분”
내외국인 모두 끊겨 장기 침체 우려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그 많던 사람이 다 숨어 버렸어요.”

5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명동에서 어묵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영민(52)씨는 텅 빈 가게 내부를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체감상 매출이 90%는 감소한 기분”이라며 “외국인도, 한국인도 거리에 다니지 않으니 가게에 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서울 시내 주요 번화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명동거리 초입에서 양말을 판매하는 박모(60)씨는 “10년 넘게 장사했지만 어제처럼 한 장도 못 팔기는 처음”이라면서 “1000원짜리 양말 팔면서 1000원 한 장도 손에 못 쥐면 어떡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이어 “보통 오전 8시면 영업을 시작하는데 오늘은 오후 1시에 나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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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생활인구데이터(행정동 기준)를 이용해 서울 대표 상권의 유동인구 감소율을 분석한 결과 명동은 지난해 대비 주말 유동인구가 40%가량 감소했고, 홍대입구 일대는 약 16%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은 ‘관광 1번지’ 명동, 홍대입구 상권이 밀집한 서교동, 강남역 10번 출구 번화가가 위치한 서초4동, 건대입구 차이나타운이 형성된 자양4동 등 네 곳이다.

분석 기간은 대구 신천지 신자로 ‘슈퍼전파자’로 추정되는 31번 확진환자가 등장한 2월 셋째 주와 넷째 주(2월 17~27일)로 정했다. 이 기간은 코로나19가 거침없이 확산하면서 혼란이 가중된 기간이다. 지난달 18일에는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다음날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첫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23일엔 감염병 위기경보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됐다.

이 기간 서울 시내 번화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명동의 경우 유동인구가 지난해 하루 평균 107만 8354명에서 올해 90만 4871명으로 16.1% 감소했다. 특히 주말(2월 22~23일)만 따져 보면 지난해 하루 평균 64만 8222명이 명동을 오갔지만 올해는 39만 2499명으로 39.4% 쪼그라들었다.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서울시 단기체류 외국인 데이터를 함께 살펴본 결과 지난해 2월 3~4주 하루 평균 37만 9367명의 외국인이 명동을 찾았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32만 128명으로 15.6% 감소했다. 외국인도, 한국인도 코로나19 우려에 명동에 발걸음하는 것을 줄였다는 뜻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명동은 관광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 최고의 ‘고차 중심지’”라며 “지역생활권 중심인 ‘저차 중심지’보다 유동인구 감소폭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대입구(서교동)의 내국인 유동인구는 지난해 하루 평균 199만 5994명에서 올해 174만 8153명으로 12.4% 감소했다. 주말 유동인구는 지난해 205만 6516명에서 올해 171만 6325명으로 16.5%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건대입구(자양4동)의 유동인구는 1년 전 대비 7.9% 줄었다.

그러나 강남역 상권이 포함된 서초4동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유동인구가 4.8%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경기 남부와 서울을 잇는 광역버스, 지하철 노선이 집중돼 출퇴근하는 직장인 등이 많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심 교수는 “강남역 일대는 오피스나 학원이 많아 고정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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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3-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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