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폭력’ 유성기업 노조 “사측 8년 횡포도 봐달라”

‘임원 폭력’ 유성기업 노조 “사측 8년 횡포도 봐달라”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입력 2018-11-29 22:32
업데이트 2018-11-2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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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명 해고 등 힘겨운 싸움 뒤로한 채 부정적 여론 확산에 자진 농성 해제

노조 공식 사과… “계획적 아닌 우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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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년간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어 온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유성기업의 노동조합이 29일 서울 강남구 회사 서울사무소 앞에서 농성 철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46일간 이어온 농성은 최근 임단협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 임원 폭행 사건으로 중단됐다.  연합뉴스
최근 8년간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어 온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유성기업의 노동조합이 29일 서울 강남구 회사 서울사무소 앞에서 농성 철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46일간 이어온 농성은 최근 임단협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 임원 폭행 사건으로 중단됐다.
연합뉴스
“노동자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에 잠 좀 자자.”

2011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주간 연속 2교대 합의를 지켜 달라며 시작한 힘겨운 싸움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이 났다. 현대차 협력업체란 이유로 ‘귀족노조’라는 프레임에 갇힌 이들은 8년 동안 정부와 사측의 압박에도 꿋꿋이 버텼지만, ‘임원 폭행 사태’라는 역풍에 휩싸이면서 농성장마저 자진 철거했다.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2일 조합원들의 사측 노무 담당 상무 김모(49)씨 폭행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달 15일부터 노조원 20명이 벌인 서울사무소 점거 농성도 46일 만에 끝냈다. 이들은 7년 전 중단된 임금·단체 협약 교섭을 개시하고 유시영 회장이 직접 교섭에 임하는 등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 22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노조원들이 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다.

도성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성과 없이 농성을 해제하는 것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전이 하인을 때리면 뉴스가 안 되는데 하인이 상전을 때리자 뉴스가 됐다”면서 “(조합원들의) 폭력행위는 계획적이거나 1시간에 걸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1~2분 동안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8년 동안 이어진 유성기업의 공격적 직장폐쇄와 해고, 용역깡패 투입, 회사 주도로 만들어진 제3노조 설립 등 사측의 불법행위도 함께 봐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2010년 노사가 합의한 주간 2교대 도입이 이행되지 않자 2011년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사측은 직장을 폐쇄하고 용역 경비를 동원했다. 용역 경비와의 충돌로 노동자 2명의 머리뼈와 광대뼈가 함몰됐다. 사측이 노조를 상내로 낸 고소·고발만 1300여건이다. 조합원 한광호씨는 2016년 노조 파괴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했다. 최근 8년간 해고당한 노동자만 해도 34명에 달한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임원 폭행 사건에 가담한 노조 조합원 12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2018-11-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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