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닦을 곳이 없어요”…고학년될수록 충치 급증

“이 닦을 곳이 없어요”…고학년될수록 충치 급증

입력 2016-06-10 10:01
수정 2016-06-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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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학생 구강질환 초등 24%→고교 60%로 늘어치과의사회 “학교 양치시설 설치 시급”

학년이 올라갈수록 충치를 비롯한 학생들의 구강질환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지만 이닦기 등 치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치과 전문의들은 학생들의 치아건강을 위해 학교에 양치실 설치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10일 부산시교육청이 제시한 학생구강 질환 조사자료에 따르면 초등 4학년 때 24%선에 머물던 구강질환이 고교 1학년 때는 60%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매년 초1, 초4, 중1, 고1 학생을 대상으로 치아건강 표본조사를 한다.

◇ “고교생 10명 중 6명 구강질환 앓아”

40개 학교 1천351명을 대상으로 한 부산시교육청의 2015년 치아건강 표본조사에서 치아우식증(충치)은 초등 1학년 23.1%, 초등 4학년 24.3%로 조사됐다.

그러다 학년이 올라간 중1에서는 충치를 앓는 학생이 29.4%, 고1에서는 37.9%로 급증했다.

여기에다 치주질환까지 포함하면 초1, 초4에서는 치주질환이 없었으나 중1 12.5%, 고1 21.3%로 조사돼 중학교 1학년 중에는 41.9%가, 고교 1학년 중에는 59.2%가 충치나 치주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 때 10명 중 2명이 조금 넘는 학생이 충치를 앓았다면, 고교 1학년이 되면 10명 중 6명이 충치 등 각종 구강질환을 앓는 셈이다.

고학년이 될수록 구강질환이 늘어나는 것은 영구치가 나온 이후 치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상원 부산시치과의사회 홍보이사는 “영구치가 나오는 초등 5∼6학년 이후 구강관리가 중요한 데 정작 이때부터 학생들이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치아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학교에 세면실과 별도로 양치실이 마련된 곳이 많다”며 “우리나라도 학생들의 구강질환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양치실 설치가 필요해 최근 부산시교육청에 학교 양치실 설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 신·개축, 화장실개선 사업때 양치실 갖추기로

부산지역 초·중·고 600여개 학교 가운데 양치시설을 별도로 갖춘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대부분 세면장에서 양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점심후 양치를 제때하거나 모두가 양치를 하는 분위기를 찾기는 어렵다.

부산시교육청은 치과의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올해 개축하는 학교 2곳, 내년 7개 학교를 시작으로 신·개축 학교에는 양치실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 2019년까지 196개 학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화장실 개선사업 때 양치실을 별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학교에 양치시설을 갖추면 그렇지 않은 학교 학생들보다 이를 닦는 비율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이 2014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양치시설이 개선된 초등학교 61개교 3학년 학생 가운데 64.1%가 점심을 먹은 후 이를 닦는 반면 그렇지 않은 초등 3학년 학생의 칫솔질 실천율은 3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광역시 구강건강증진 조례를 지난해 발의했던 정명희 부산시의회 의원은 “사람의 치아건강은 중·고교 때 판가름 날 만큼 이 시기 관리가 특별히 중요하다”며 “학교에 양치실을 늘리고 바른 칫솔질 실천에 나서는 등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문기 부산시교육청 교육시설 과장은 “올해부터 시작하는 낡은 화장실 개선사업 때 66㎡ 대형 화장실에는 반드시 양치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기존 학교의 경우도 세면장에 양치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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