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물속에 있는데’…교원 해외연수 강행 시도

‘학생들은 물속에 있는데’…교원 해외연수 강행 시도

입력 2014-04-23 00:00
수정 2014-04-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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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자격연수 18일 강행 공문…논란되자 23일 뒤늦게 보류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집단 참변을 당한 가운데 교육당국이 각급 학교 교장 승진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강행하려다가 뒤늦게 연기해 비난을 사고 있다.

23일 교육부와 한국교원대학교,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18일 자로 연수위탁기관인 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이 보내온 ‘교장 자격 해외교육 체험연수 참가 협조’ 공문을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해외연수는 교장 승진 예정인 현직 교감·교육전문직 362명(초등 220명, 중등 142명)을 대상으로 5월 7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유럽 또는 미주지역에서 6차(기)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다.

도교육청은 단순 ‘이첩공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공문을 시행한 18일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이틀 뒤로 온 국민의 관심 속에 구조작업에 총력을 쏟던 시점이다. 전날에는 초중고생들의 수학여행도 전면 보류된 상태였다.

도교육청은 당시 공문을 보내면서 ‘연수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주문도 달았다.

연수일정, 사전연수 참석 당일 여권 지참, 해당 기수와 연수단 숙지 등과 함께 ‘모두 (출발 전) 사전연수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문에는 연수지역(독일·체코, 미국·캐나다, 영국·프랑스, 중국, 핀란드·스웨덴), 항공편 출발·도착시간이 포함된 ‘확정명단’이 첨부돼 연수 강행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공문이 나가자 학교현장에서는 “실종 상태의 단원고생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부모 품으로 돌아오는 시점에 다른 지역도 아닌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장이 되려고 해외연수를 해야 하나?”라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교육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전국 차원의 법정 연수라서 도교육청 차원에서 취소할 수 없다”며 “교육부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담당부서 관계자는 “연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결정을 미루고 있다.

연수대상 교원의 문의가 잇따르자 경기도교육청 위탁연수기관인 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 측은 “세월호 사고로 어제(22일) 해외연수를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하고 오늘(23일) 조달청 입찰로 선정된 해외연수 사업단(여행업체)과 해당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은 이날 교육부에도 공문을 보내 연수 진행 여부를 질의했다.

해외연수가 보류되면 여행업체에 지급할 위약금 문제 등 후폭풍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교장 자격연수는 교육부가 서울대·서울교대(서울시교육청), 교원대(16개 시도교육청) 등 세 곳에 위탁해 전국 교원 2천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연수는 시도연수(12시간), 정책연수(12시간), 연수기관연수(180시간) 등 모두 204시간이며 연수기관연수에는 ‘해외교육기관 방문 및 사례 체험,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 및 문화체험’ 내용의 해외연수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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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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