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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끊기고 지하철 멈추고 가로수 뽑히고…

전기 끊기고 지하철 멈추고 가로수 뽑히고…

입력 2010-09-02 00:00
업데이트 2010-09-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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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파스’ 초속 20m 강풍에 1·2·4호선 한때 운행중단…출근길 시민 교통 대란

제7호 태풍 ‘곤파스’가 2일 오전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중부지방에 상륙,서울에도 강한 비바람에 피해가 속출했다.

 새벽부터 초속 20m가 넘는 강풍에 전기가 끊기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는가 하면 뿌리채 뽑힌 가로수가 주요 도로를 가로막아 출근길 시민이 교통대란에 시달렸다.

 또 강풍에 간판이 떨어지고 각종 물건이 날리는 와중에 다친 시민도 속출,아침부터 병원 응급실이 붐볐다.곳곳에 정전사태가 빚어졌고,국내선 항공기 전 노선이 결항했다.

 이런 여파로 서울시내 유치원과 초·중학교의 등교시각이 2시간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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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곤파스’가 상륙한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돌마로의 가로수가 강풍으로 인해 지나가던 승용차 위로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태풍 ‘곤파스’가 상륙한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돌마로의 가로수가 강풍으로 인해 지나가던 승용차 위로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멈춰선 지하철…1호선 한때 전면 운행중단=이날 오전 5시20분께 서울 지하철 1호선에 전기 공급이 끊겨 서울역에서 경인선 인천역까지 지하철 1호선 상·하행선 운행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코레일은 강풍으로 전선에 달라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긴급복구에 나서 오전 8시께 청량리~구로역 구간의 운행을 재개했다.

 오전 5시26분께 지하철 4호선 금정역∼오이도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오전 6시20분께는 지하철 2호선 전동차가 당산철교 위에 멈췄다가 30여분 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비슷한 시각 2호선 뚝섬역~강변역 구간 운행이 5분여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회사원 정민규(28)씨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출근하는데 강변역에서 10분 정도 멈췄다.비닐이 전선에 감겨 제거해야 한다고 안내방송이 나왔다”며 “평소보다 출근이 20분 정도 늦어졌다”고 짜증을 냈다.

☞ 태풍 ‘곤파스’ 피해 사진 보러가기

 지하철 충무로역에서 만난 채인숙(53·여)씨는 “우산이 망가져 맨몸으로 비를 맞으며 지하철역까지 뛰었다.이렇게 강한 바람은 처음 본다”며 손사래를 쳤다.

 각종 매체를 통해 지하철 운행이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날 오전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은 평소보다 많이 준 모습이었다.

 코레일은 오전 7시45분 현재 긴급복구를 통해 KTX를 비롯한 일반열차 운행을 정상 재개했으며,경인선 구로~인천,안산선 산본~오이도 구간 등 수도권 전동열차 일부 구간은 긴급복구 중이라고 발혔다.



◇쓰러진 가로수 도로 점거…‘거북이 운행’=서울시내 곳곳에서는 강풍에 뽑힌 가로수와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도로를 점거하다시피 했다.

 서초구 잠원동 반원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는 가로수 10여 그루가 쓰러져 왕복 4차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우회했고,종로구 삼청터널 인근에서도 뽑힌 나무가 한 그루가 차로를 막아 정체가 빚어졌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도 1개 차로가 쓰러진 가로수에 가로막혀 일부 노선버스가 환승센터에 진입하지 못해 도로 한가운데서 승객을 하차시키기도 했다.

 노원구 태릉사격장 앞 왕복 6차선 도로 양쪽의 가로수가 쓰러져 6개 차도 가운데 양방향 4개 차로가 가로막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성산대교 북단 방향에선 철제 가로등이 쓰러져 출근길 체증이 빚어졌고,내부순환로 성산램프 입구 부근에는 쓰러진 가로수가 4차선 길을 가로막았다.

 양천구 목동 1~2단지 부근은 정전으로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았고,외곽순환도로 학의분기점 과천방향에도 가로수가 쓰러져 5개 차로 중 3개 차로가 막혔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서는 강풍 때문에 차량이 흔들려 제 속도를 내지 못하기도 했다.

 하늘길도 끊겨 이날 오전 9시까지 김포공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할 예정이던 국내선 항공기 56편 전 노선이 모두 결항했다.

 김포공항은 오전 9시30분 이후 기상상황에 따라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상·정전 등 피해 속출=태풍이 몰고온 강풍에 곳곳에서 간판과 가로수가 쓰러지고 창문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시내 소방서에는 창문이 떨어지려한다거나 간판이 위험하다는 신고전화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광화문 복원 공사장의 박물관쪽 펜스가 넘어져 긴급 복구 중이며,용산사태가 일어났던 남일당 건물 철거 현장의 펜스도 붕괴됐다.

 중구 퇴계로 웅진빌딩 앞의 철제 주차관리 부스가 강풍에 날려 인도에 넘어졌고 주변의 오토바이 6대와 포장마차용 리어카도 쓰러져 1개 차로를 가로막았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높이 10여m의 나무들이 쓰러져 주차장을 덮쳤으며 휘문고사거리 주변의 한 골프연습장은 일부 그물이 떨어져 강풍에 휘날리기도 했다.

 강풍에 다친 시민들로 병원 응급실은 새벽부터 붐볐다.오전 7시께 떨어진 간판에 맞거나 깨진 유리창 파편에 맞은 시민 3명이 한양대병원을 찾았고,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도 응급환자들이 몰렸다.

 정전피해도 잇따라 오전 7시 현재 전국에서 70만 가구가 정전으로 피해를 봤다고 한국전력이 전했다.

 서울에서는 약 40건,6만 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으며 주로 강서,은평,구로구 등 서부 지역에 정전피해가 몰렸다.

 ◇유치원·초중 등교시각 늦춰=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짐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와 소방방재청은 서울과 경기,인천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의 등교시각을 평소보다 2시간 늦추도록 했다.

 교과부는 고등학교의 경우 이날이 고3 수능 모의평가일이어서 학교장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등교시각을 결정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서울시는 운행이 중단된 지하철 1호선 구간 등지에 예비 시내버스 270대를 긴급 투입했다.

◇오토바이 넘어지고…아비규환 출근길=이날 시내 출근길에는 강풍에 가로등이 쓰러지고 달리던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잇따랐다.

 오전 6시50분께 당산대교에서는 가로등 한 개가 갑자기 2~3차로를 가로질러 넘어지면서 일부 차가 쓰러진 가로등 기둥을 밟고 달거나 뒤따라 가던 차들이 급제동을 하는 등의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이 일대에서 1시간 가량 극심한 교통체증이 벌어졌다.

 이날 아침 숭례문 인근 도로에는 화물을 싣고 달리던 오토바이가 강풍에 갑자기 쓰러져 시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서초구 검찰청 인근 도로 등에서도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사고가 수차례 일어났다.

 이날 아침 관악구 봉천동에서 연신내까지 차를 몰았던 신모(28)씨는 “도로에 공중전화부스 3개가 한꺼번에 쓰러져 매우 놀랐다.길에 쓰러진 나무를 들이받으면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몰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운전했다”고 말했다.

 ◇강풍에 ‘흔들’…자가용 포기=많은 시민들은 바람이 세게 불자 자가용 출근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강남역과 삼성역 등 직장인이 많이 내리는 지하철역 출구에서는 평소 출근시간대보다 많은 시민이 비바람을 피해 종종걸음을 쳤다.

 삼성역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를 봐야 알겠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도 평소보다 승객이 꽤 늘었다.강풍으로 도로사정이 좋지 않으니까 자가용이나 버스 대신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직장인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가용을 고집한 사람들은 아침부터 때아닌 ‘공포’에 떨어야했다.

 성수동에서 대치동 사무실로 차를 몰고 출근한 김모(28)씨는 “한강 다리를 건너는데 앞서가던 차들이 흔들흔들하는 게 눈에 보여 아찔했다”고 했다.

 ◇‘우산 무용지물’ 행인들도 고역=우산을 쓰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도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풍에 고역을 겪었다.

 많은 행인들은 우산이 뒤집혀 비를 그대로 맞거나 거리에 나뒹군 슬레이트와 나무 조각을 피해 걸으며 태풍의 위력을 실감해야 했다.

 또 비바람이 너무 심해지자 인근 상가 건물 등으로 2∼3차례씩 피했다가 다시 출근길을 재촉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광화문 사무실로 출근한 회사원 원모(42)씨는 “건물 유리창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고 조마조마했다.바람에 몸이 밀린다는 느낌을 오래간만에 느꼈다”고 말했다.

 직장인 선모(31.여)씨도 “어제 태풍이 온다고 들었지만 강풍이 이렇게 불지는 전혀 몰랐다.미리 정부나 언론에서 얘기를 해줘야 맞지 않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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