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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착한 딸이었는데…”

“얼마나 착한 딸이었는데…”

입력 2010-07-15 00:00
업데이트 2010-07-1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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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베트남신부 유족 입국 “사위·중개업체 처벌해 달라”

“얼마나 착한 딸이었는데 이렇게 가다니….”

14일 오후 한국 남성과 결혼한 지 8일 만에 정신병력이 있는 남편의 흉기에 찔려 숨진 베트남 여성 탓티황옥(20)씨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 의료원 장례식장 7호실.

빈소 밖으로 간간이 낯선 외국어와 함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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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지는 父心  한국에서 신혼생활 8일 만에 정신병력이 있는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의 아버지가 14일 입국하자마자 부산 사하구 병원을 찾아 딸의 시신을 확인한 후 오열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미어지는 父心
한국에서 신혼생활 8일 만에 정신병력이 있는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베트남 결혼이주 여성의 아버지가 14일 입국하자마자 부산 사하구 병원을 찾아 딸의 시신을 확인한 후 오열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이날 오전 셋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베트남에서 급히 날아온 아버지 딱 상(54), 어머니 쯔엉티웃(48), 그리고 4년 전 한국으로 시집 와 경남 통영에 살고 있는 조카 탓티부너(30)씨와 조카사위 김용수(45)씨 등 유족들이 조촐한 빈소를 지켰다. 부산 등지에 살고 있는 베트남 이주 여성 단체인 ‘베사모’ 회원 20여명도 빈소를 지키며 마치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파했다.

부모들은 딸이 숨진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빈소를 지키며 연방 눈물을 흘려 주변을 숙연케 했다. 어머니 쯔엉티웃은 “탓티황옥, 탓티황옥…” 하고 딸의 이름을 부르며 “결혼 8일 만에 내 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가 없었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이 슬프다.”며 오열했다. 조카사위인 김씨도 “뉴스를 접하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며 침통해했다.

유가족들은 탓티황옥씨의 유해를 15일 부산 영락공원에서 화장한 뒤 베트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앞서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탓티황옥 부모는 조카사위 부부 등과 함께 딸의 시신이 안치된 사하구 장림동 경희병원 장례식장으로 달려가 영안실에 안치된 딸을 보고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부모들은 결혼중개업체 대표와 딸을 살해한 사위를 처벌해 줄 것을 경찰에 강력히 요구했다. 아버지 딱 상은 “어떻게 결혼중개업체가 이럴 수 있느냐.”며 “그저 억울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주 여성다문화 가족센터 ‘어울림’ 등 여성단체 소속 10여명은 오전 부산 사하경찰서 앞에서 탓티황옥씨 살해사건의 철저한 진상파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대행업체와 지자체를 피고소인으로 하는 고발장을 사하경찰서에 제출했다. 숨진 탓티황옥씨는 지난 1월 베트남에서 결혼한 뒤 지난 1일 한국에 왔으나 정신병력이 있는 남편 장모(47)씨와 지난 8일 오후 말다툼을 벌이다 장씨에 의해 살해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10-07-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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