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와 잘못된 만남’ 박기준 지검장 사의

‘스폰서와 잘못된 만남’ 박기준 지검장 사의

입력 2010-04-23 00:00
수정 2010-04-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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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건설업자 정씨와 1987년 두번째 임지서 첫 인연…끝내 악연으로

 검사 향응·접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기준 부산지검장이 23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언론에 의혹이 보도된지 나흘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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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준 부산지검장
박기준 부산지검장


 건설업자 정모(52)씨와 박 지검장의 만남은 1987년 처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박 지검장은 1984년 사법 연수원(14기)을 졸업하고 광주지검을 거쳐 두번째 임지로 1987년 창원지검 진주지청으로 발령받았다.

 당시 진주와 사천지역에서 부친의 업을 물려받아 건설업을 크게 하던 정씨는 검찰 관계 기관인 갱생보호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검사들과도 직무상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박 지검장과 정씨는 각각 1958년생과 1959년생으로 나이까지 비슷해 남들보다 쉽게 가까워졌을 것이라는 게 검찰 주변의 이야기다.

 이후 박 지검장은 지역의 유지에다 관계기관 위원,도의회 의원 등을 지낸 정씨를 오랫동안 거리낌없이 만났고 임지를 옮긴 이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이어졌다고 정씨는 주장했다.

 정씨는 “수십차례 박 지검장을 접대했고,심지어 경남에서 부산까지 원정와서 접대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박 지검장은 2003년 부산지검 형사1부장으로 있을 때 부원들 회식 때 정씨를 동석시키고 주변 검사들에게도 소개시켜주며 친분을 유지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까지도 전화를 주고받으며 오래전 함께 술 마신 잡담에서부터 검찰 인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정도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년 가까이 좋은 관계로 지속하던 두 사람의 인연이 엇나가기 시작한 것은 훨씬 앞선 2005년께부터다.

 정씨의 한 지인은 “건설회사 도산 이후 골프장 사업 등 각종 사업을 추진하던 정씨가 잇따라 송사에 휘말렸고 그때마다 검찰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를 알고 있다는 검찰 관계자도 “그전까지 아무 문제 없던 정씨가 2005년 이후 이상하게 변해 갔다”고 전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던 정씨는 그동안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검사들로부터도 도움을 받기 어렵게 되자 2007년께 처음 ‘향응·접대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를 근거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검찰에 진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정씨 역시 “어려울 때 그동안 도움받았던 검사들이 모두 외면했다”며 ‘리스트’를 작성한 배경이 검사들에 대한 배신감 때문임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정씨는 “박 지검장에 대한 배신감이 가장 컸다”고 말해 이번 폭로가 박 지검장을 직접 겨냥했을 내비쳤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박 지검장과 정씨의 관계가 막바지로 치달은 것은 지난해 8월의 일 때문이다.

 대부업자로부터 사건청탁 명목으로 2천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받던 정씨가 구속된 후 검찰이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간부 승진로비 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밝혀내 기소하면서 둘 사이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로 변했다.

 구치소에서 검찰 향응·접대 리스트를 보강해 작성한 정씨는 구속집행정지 처분을 받아 풀려난 후 올해 2월 부산지검에 진정서를 다시 제출하며 박 지검장을 압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이 진정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박 지검장은 불명예와 함께 25년간 몸담았던 검찰을 떠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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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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