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직원이 기차 암표장사

코레일 직원이 기차 암표장사

입력 2009-09-30 12:00
수정 2009-09-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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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한국철도공사) 직원이 추석 기차표를 인터넷에서 암표로 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9일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명절 기차표를 대량으로 구매한 뒤 인터넷에서 웃돈을 받고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코레일 직원 강모(3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강씨는 코레일 회원으로 가입된 다른 코레일 직원 등 38명의 명의를 도용해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승차권 예약대기를 걸어놓은 뒤 예약이 취소된 승차권을 다량으로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회원 카드를 이용하면 예약대기를 20장(일반회원은 10장)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예약대기는 취소 또는 반환되는 기차표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강씨는 동생과 함께 이 같은 방법으로 확보한 추석 열차표 230장을 인터넷 쇼핑몰에 올려 장당 1만원 정도의 웃돈을 받고 판매했다.

범행을 공모한 강씨의 동생은 코레일에서 매표 담당 계약직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 승차권 예매 시스템의 허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설에도 이 같은 수법으로 기차표 70장을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은 결제만 되고 발권 대기 상태인 승차권을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올린 뒤 연락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휴대전화로 ‘SMS 티켓’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암표를 팔았다.”면서 “현행 암표거래 처벌이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불과해 명절 암표 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 측은 “형사 처벌과 별도로 강씨를 중징계할 계획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짧은 추석으로 기차표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을 노린 인터넷 사기행각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KTX 동반석 카풀’ 관련 카페에 기차표 사기 사건에 대한 첩보가 계속 올라오고 있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드러난 10여명의 피해자들은 ‘00고래’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으로부터 부산행 KTX 기차표를 구매하기 위해 돈을 입금했으나 기차표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09-09-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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