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미확인 연막…조씨 자충수 유도

지문 미확인 연막…조씨 자충수 유도

류지영 기자
입력 2007-12-13 00:00
수정 2007-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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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조씨의 검거로 막을 내린 총기탈취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는 아니로니컬하게도 조씨가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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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총기탈취 용의자 조모씨가 작성해 부산 연제구의 한 우체통에 넣은 우편봉투(사진 위)와 메모지(아래).11일 발견된 메모에는 범행정황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적혀 있다. 부산 왕상관기자 skwang@seoul.co.kr
강화도 총기탈취 용의자 조모씨가 작성해 부산 연제구의 한 우체통에 넣은 우편봉투(사진 위)와 메모지(아래).11일 발견된 메모에는 범행정황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적혀 있다.
부산 왕상관기자 skwang@seoul.co.kr
경찰은 조씨가 지난 11일 부산 연제구 연제동 우체통에 남긴 편지를 곧바로 지문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경찰청에 보냈다.

조씨가 주도면밀한 행각을 벌여왔지만 혹시 실수로라도 편지에 지문을 남기자 않았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밤샘 작업 끝에 지문의 주인이 서울시 용산구에 사는 조씨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12일 오전. 곧바로 용산경찰서 강력팀이 조씨의 부모, 전 직장, 친구 등을 탐문했다. 정오쯤 이동통신업체에 의뢰했던 조씨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통해 조씨와 자주 통화를 한 친구의 신병을 확보해 검거 작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군·경합동수사본부가 12일 하루 동안 펼친 치밀한 ‘연막작전’도 범인 검거에 주효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아침 전남 장성에서 탈취된 총기류를 모두 수거할 때만 해도 브리핑을 통해 “전날 발견된 편지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치밀한 범인의 특성상 지문을 남기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초동수사에서 실패한 수사본부가 용의자가 자수할 때까지 검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용의자를 안심시켜 검거를 용이하게 하려는 경찰의 ‘심리전’이었다. 브리핑 당시 경찰은 이미 편지에서 지문 7개를 찾아내 조씨의 신원을 파악해 둔 상태였다. 이 과정은 언론은 물론 경찰 내부에서조차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경찰은 조씨의 친구에게 조씨를 종로구 묘동 단성사 쪽으로 불러내게 한 뒤 잠복에 들어갔다.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언론보도 탓에 조씨는 아무런 의심없이 오후 2시55분 쯤 코란도 승용차를 타고 약속장소로 다가왔다. 짙은색 모자를 깊이 눌러쓴 채 친구를 향해 손을 흔드는 조씨를 강력팀 형사들이 덮쳤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지문감식 결과는 수사본부장만 알고 있었을 만큼 극비였다.”면서 “조씨는 치밀하게 계산하고 편지를 보냈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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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7-12-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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