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법다운로드 57명 절반이 미성년… 처벌 고심

영화 불법다운로드 57명 절반이 미성년… 처벌 고심

홍희경 기자
입력 2006-03-17 00:00
수정 2006-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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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P2P 방식으로 영화를 불법적으로 내려받은 네티즌 80여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업체 N사를 압수수색해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받은 82명의 신원을 파악해 소환 조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의 국내 판권을 가진 외화 수입사 ‘미디어필름 인터내셔널’이 지난달 네티즌들을 고발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현재까지 57명을 조사했고,25명은 소재를 찾고 있다.

“나쁜 짓인줄 몰랐다”

하지만 피의자 상당수가 미성년자라 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한승철)는 처벌 수위를 놓고 고민중이다. 신원이 확인된 57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미성년자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에 사는 중학생(16)이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 있는 경찰서에 찾아와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를 받으며 불법 복제파일을 올리는 게 경찰서에 올 만큼 나쁜 일인 줄 몰랐다고 했다.”고 전했다. 저작권법 위반에 대해 교육시킬 필요도 있지만, 무턱대고 미성년자를 고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어서 검찰이 고민하고 있다.

성인 일부 약식기소, 미성년자 기소유예 가닥

검찰은 성인 일부는 약식기소 방침을 정했지만, 중고생들은 미디어필름측에 피의자들과 합의하고 고소를 취하할 수 없는지 의견을 타진하기도 했다. 저작권법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미디어필름측은 금전적 배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피의자들과의 합의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합의를 하면 영화파일 불법 다운로드로 입게 된 손실을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검찰은 ▲미성년자 대부분이 자신이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줄 몰랐다는 점 ▲초범이라는 점 ▲영리적인 목적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는 쪽으로 처벌의 가닥을 잡았다. 기소유예 처분은 전과가 되지는 않지만, 수사기관 기록에는 남는다.

영화파일 저작권 침해 처벌기준 마련해야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화파일 등 다양한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처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찰은 지난 1월 음악파일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영리 목적이 숨어있거나 저작권자의 경고를 무시한 채 파일을 삭제하지 않다가 고소됐을 때 형사처벌하겠다는 내용의 저작권 침해사범 처리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영화파일은 파일용량이 크고, 콘텐츠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 저작권자의 재산상 손해가 더 클 수도 있다.

저작권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보호를 위해 지나치게 수사기관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티즌들이 영화나 음악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받아도 신원을 확인할 길이 없는 저작권자들은 아이디 등으로 신원을 특정해 수천∼수만명을 한꺼번에 고발하기 일쑤다. 수사 여건상 이들을 모두 조사해 영리성 여부 등을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음악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받은 혐의로 음반기획·제작사들에 고소당한 네티즌 2700여명에 대해 영리성이 없다고 판단,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 때 검찰은 네티즌들의 실명 확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6-03-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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