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신당동 대한민국참전경찰유공자회 사무실에서 60년 경찰 선배인 문학동씨와 지난 7월 갓 임용된 후배 나영삼 순경이 만나 두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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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신당동 대한민국참전경찰유공자회 사무실에서 60년 경찰 선배인 문학동씨와 지난 7월 갓 임용된 후배 나영삼 순경이 만나 두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있다.
경찰의 날(21일)을 이틀 앞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 대한민국참전경찰유공자회 사무실에서는 60년 경찰 선후배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1945년 창설 때부터 경찰에 몸담았던 유공자회 문학동(83) 회장과 올 7월 임용된 새내기 나영삼(29·남부경찰서 독산지구대) 순경. 할아버지와 손자뻘인 두 사람은 다정하게 마주앉아 1시간 이상 경찰의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했다.
햇병아리 후배를 본 소감을 묻자 문 회장은 44년 일제 학도병으로 끌려갔다 해방 직후 벅찬 가슴을 안고 부산에 돌아왔던 기억을 떠올렸다. 문 회장은 “나는 나 순경보다도 어린 스물셋 나이에 왜정의 순사가 아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경찰이 되겠다는 포부로 경찰에 자원했다.”고 했다.
“6·25 전쟁 때 화랑부대에 뽑혀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지. 하지만 일부 군인과 경찰이 월북을 한다며 미군이 한국사람에게는 무기도 안 주더라고. 결국 수통 하나 없이 척후병으로 뛰어야 했어.”
“경찰 역사를 배웠어도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니 초기 선배님들이 겪었던 어려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문 회장이 “요즘 가장 힘든 게 무엇이냐.”고 묻자 나 순경은 “지구대 근무를 하다 보면 경찰에게 욕을 하며 난동 피우는 취객들을 안정시키느라 치안능력이 낭비돼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문 회장은 “6·25 때 지리산에서는 유엔군, 중공군은 전혀 없이 북한과 남한 군경끼리만 서로 죽이는 상잔의 참상이 벌어졌다.”면서 “요즘 집회 현장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때가 떠올라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대화를 마치며 “경찰에 대한 국민 인식이 아직도 좋지만은 않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있겠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민중의 지팡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60년 후배를 다독였다. 나 순경은 “후배들이 노력해 큰 결실을 거두는 과정을 지켜 보시고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따끔하게 충고해 달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5-10-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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