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투표소에서 감지된 2030들 표심 “정부 견제 필요”

[르포]투표소에서 감지된 2030들 표심 “정부 견제 필요”

최영권 기자
입력 2021-04-07 15:07
수정 2021-04-0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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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6시 서울 관악구 대학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서울시장 선거 투표소가 열리자마자 미리 와서 줄 서 있던 시민들이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7일 오전 6시 서울 관악구 대학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서울시장 선거 투표소가 열리자마자 미리 와서 줄 서 있던 시민들이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서울시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치러진 7일 서울 시내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부터 투표하러 나온 20~30대 유권자들이 눈에 띄었다. 투표를 마친 청년들은 부동산 정책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사태 등을 거론하며 현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쏟아냈다.

종로구 혜화 제3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오여진(26)씨는 “투표를 해봤자 바뀌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투표를 잘 안 했는데 오늘은 나왔다. 부동산 가격을 누군가 잡아주길 바라는 생각이 들어서다”라며 “LH 사태도 권력자들이 서민의 몫을 뺏는 일이라 화가 났다. 이런 마음을 투표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7일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1m 거리두기를 한 채 줄을 서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7일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1m 거리두기를 한 채 줄을 서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유권자 김주미(25)씨는 견제와 균형에 한 표를 보탰다고 했다. 그는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부터 LH 사태까지 현 정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업이 의사라고 밝힌 오모(32)씨는 “광주 출신으로 꾸준히 민주당을 지지해왔지만 의사 파업을 겪으면서 현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나를 비롯해 많은 의사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대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선택했던 광진구의 투표소에서도 여당과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감지됐다. 자양동에서 투표를 한 신지우(28)씨는 “스스로 중도이며 진보에 가까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현 정부 들어 LH 사태나 부동산 이슈, 청년 취업 문제 대책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라며 “다른 정당이 새로운 길로 정책 펼쳐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야당에 투표했다”고 대답했다.

결혼을 앞둔 홍모(29)씨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망스럽다”라며 “그동안 민주당이 청년을 대변할 거라고 믿어왔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 야당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일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한 남성이 비닐장갑을 끼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서울 서초구 서일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한 남성이 비닐장갑을 끼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여당보다 야당에 쏠린 2030의 표심은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직전인 지난달 30~3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18~29세의 서울시장 지지율은 오세훈 후보 49.4%, 박영선 민주당 후보 25.6%로 오 후보가 크게 앞섰다. 같은 기간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1% 포인트)에서도 18~29세 지지율은 오 후보 40.7%, 박 후보 30.3%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구청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퇴근 시간 무렵인 저녁 6시에 1m 거리두기를 한 채 줄을 서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서울 강남구청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퇴근 시간 무렵인 저녁 6시에 1m 거리두기를 한 채 줄을 서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청년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일자리 등 청년 대책이 실종된 점도 지적했다. 관악구 대학동 제3투표소에서 만난 신경수(27)씨는 “선거에서 3040의 목소리는 반영됐지만 20대 목소리는 없었다”며 “청년수당·청년취업지원금 등 청년 패키지 정책이 쏟아졌지만 정작 사회 진출이 어려운 청년들에게는 실효성 없는 정책뿐이었다. 여야 후보 누구도 이번 선거에서 청년 문제를 해결할 구상도, 정책을 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곽호진(28)씨는 “박 전 시장이 안타깝게 떠났지만 서울시정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투표장에 왔다”면서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공정한 취업이 보장되고, 기업 일자리가 확대되는 정책이 뒷받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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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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