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벽에 얘기하는 듯… 왜 의회 뒤로 숨나” 洪 “예산안 따른 결정… 대안 갖고 왔어야”

文 “벽에 얘기하는 듯… 왜 의회 뒤로 숨나” 洪 “예산안 따른 결정… 대안 갖고 왔어야”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15-03-18 23:52
수정 2015-03-1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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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홍준표 무상급식 설전 신경전 끝에 입장차만 재확인

“소득이 (없다).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줄 알았다.”(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마찬가지다. 대안을 갖고 오셔야죠.”(홍준표 경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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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회동 끝 ‘어색한 미소’
무상급식 회동 끝 ‘어색한 미소’ 문재인(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가 18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초등학교 무상급식과 관련해 ‘격론’을 벌인 뒤 헤어지고 있다. 이날 문 대표는 면담 도중에 홍 지사를 향해 “도의회 뒤에 숨지말라. 해법이 없다면 저는 일어서서 가겠다”고 말했고 홍 지사는 “여기 오실 거면 대안을 갖고 왔어야 했다”고 맞받아쳤다. 두 사람은 헤어지면서 문 대표가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줄 알았다”고 하자 홍 지사도 “저도 마찬가지”라고 받아치는 등 시종일관 신경전을 이어 갔다.
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18일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방문했다. 거친 신경전 끝에 서로 인식의 간극만 확인했다. 의례적인 덕담이 오간 초반 10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20여분은 ‘경남도 아이들만 제외되는 건 부당하다’(문 대표), ‘밥보다 교육이 먼저’(홍 지사)와 같은 각자 논리만 전개됐다.

문 대표:“왜 경상남도 아이들만 (무상급식에서) 제외돼야 합니까. 다른 지역은 다 포함되는데. 정치를 하시더라도 아이들 밥은 좀 먹게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홍 지사:“밥보다도 공부가 우선 아닙니까?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한 것은 공부 덕 입니다. 무상급식을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했다고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급식은 국가 예산으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문 대표:“일부에서는 급식을 의무교육으로 보기도 합니다.”

홍 지사:“무상급식을 제가 중단시킨 것이 아니고, 지난해 12월 도의회에서 결정한 예산안에 따른 겁니다.”

문 대표:“천하의 홍 지사가 의회 뒤에 숨으십니까. 홍 지사가 드라이브를 걸어서 (도의회를) 움직인 과정을 다 알고 있는데….”

홍 지사:“여기 오시려면 대안을 갖고 오셔야죠. 저도 재정이 허락한다면 42만 학생들뿐 아니라, 340만 경남도민, 아니 5000만 국민에게 다 무상급식해주고 싶습니다.”

문 대표:“북유럽에서 무상급식을 시작한 게 1930~1940년대입니다. 우리 재정이 아이들 밥 못 먹일 정도는 아니고 예산의 우선 순위를 어디다 두는가가 문제 아닙니까.”

홍 지사:“북유럽은 국민들이 번 소득의 절반을 국가에 내면 국가가 살림을 대신 살아줍니다. 북유럽 식은 맞지 않습니다. 무상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선동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판례에 어긋납니다.”

두 사람은 일어선 상태에서도 한동안 설전을 펼쳤다. 문 대표가 도청을 떠나면서 “잘못된 길을 가신다”고 하자, 홍 지사가 “나중에 판단할 일”이라고 응수했다. 홍 지사와 문 대표는 ‘배웅’하는 자리에서도 낯을 붉혔다.

문 대표는 앞서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만난 권양숙 여사에게 “도지사 한 사람의 생각 때문에 급식 문제가 좌지우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홍 지사도 어릴 때 수돗물로 배를 채울 정도로 어렵게 살아 누구보다 배고픈 서러움을 잘 알텐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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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해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5-03-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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