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이상한 세력을 구분 못한 한계·오류”
일부 정국 현안 대응에 있어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마이웨이 행보’를 보여온 조경태 최고위원이 6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와 관련, 야권의 ‘원죄론’을 제기한 새누리당 공세에 수긍한다는 발언을 내놓았다.여권의 파상공격을 “종북몰이 정치공세”, “신(新) 매카시즘”으로 규정, 역공을 취해온 당 차원의 입장과는 결을 달리 한 것이다.
당내 대표적 비노(비노무현) 인사인 조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선 참여정부 시절 이석기 의원이 특별사면됐을 당시 문재인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점과 야권연대를 추진했던 지난해 4·11총선 때 당 대표가 한명숙 전 총리였다는 점 등을 들어 문 의원과 친노(친노무현)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석기 사건에 대한 새누리당의 지적에 대해 자꾸 ‘종북 정국’으로 쟁점화 하려고 한다는 식의 대응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일면 책임이 있다”고 ‘민주당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새 지도부는 이런 (새누리당의) 지적에 대해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4일 이 의원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 반대 14표, 기권 11표, 무효 6표가 나온 것을 언급, “반대 표결에 대해 국민의 의구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서 명확한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한다”며 “자칫 잘못 대응하면 결국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외면 당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다수의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보고 가야 한다”라며 “국가 안보에는 여야가 없는 만큼, 국가 부정세력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며 “절차적 문제 제기로 미적거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한 자성론도 고개를 들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 의원이 비례대표인만큼 당선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표가 반영되진 않았지만, 진보의 이름으로 끼어든 의혹을 받는 이상한 세력을 구분 못한 우리 시대 모두의 한계와 오류가 있었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매카시즘으로 공격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회의에서 “누구든 이번 사건을 기화로 시대착오적인 매카시즘 부활을 시도한다면 혹독한 대가의 역풍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신경민 최고위원은 여권의 민주당 ‘원죄론’에 대해 “과감한 생략과 인간의 망각에 기초한 공세”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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