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선거 ‘공천장사’ 사라지나… 당내 반발·야당 합의 ‘산넘어 산’

기초선거 ‘공천장사’ 사라지나… 당내 반발·야당 합의 ‘산넘어 산’

입력 2013-03-20 00:00
수정 2013-03-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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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심위 “4월 재·보선 기초단체장·의원 무공천” 파장

새누리당 4·24 재·보궐선거 공천심사위원회가 19일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첫 단추’가 될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아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종전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는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등이 사실상 사적인 이해관계로 ‘사천’(私薦)을 행사해 왔다. 중앙당이나 국회의원 등이 연루된 ‘공천 장사’가 이뤄지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비효율과 중앙 예속화, 정치 불신 등의 폐해를 낳았다.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면 내부적으로 은밀하게 ‘내천’(內薦)이 이뤄졌다는 시비가 있을 수 있고 후보 간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로또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지난 대선 당시 정당공천제 폐지를 약속한 것은 사천이나 공천 장사 등에 따른 풀뿌리 민주주의의 훼손과 정치 불신 현상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새누리당의 이번 결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실천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의원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고, 여야 합의로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현실화 여부는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가장 큰 난제는 여야 합의에 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 정당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특정 정당이 홀로 무공천할 경우 현실적으로 선거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정당공천제 폐지에는 원론적으로 찬성하면서도 관련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새누리당 정몽준·이재오 의원도 지난해 9월 기초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에는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만약 민주당이 후보자를 공천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성향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줄줄이 출마한다면 수도권을 비롯한 접전 지역에서는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 공심위의 무공천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의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실제로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4·24 재·보선 무공천 문제를 논의했으나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공심위의 결정이 조만간 최고위원회의에 상정되더라도 의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에는 공천을 하지 않고,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야당의 반대로 법 개정이 안 됐다’며 후보를 공천한다면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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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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