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직개편… 소장파 ‘앞으로’

與당직개편… 소장파 ‘앞으로’

입력 2010-02-05 00:00
수정 2010-02-05 00: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사무총장 정병국·대변인 정미경… 鄭대표 구상 반영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4일 신임 사무총장에 3선의 정병국(왼쪽·52) 의원을 임명하는 등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신임 여성 대변인에는 검사 출신인 비례대표 초선 정미경(오른쪽·45) 의원을 발탁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위원장에 4선의 남경필(45) 의원, 지방선거기획위원장에 재선의 정두언(54)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미지 확대
이번 인사는 전임 장광근 총장 교체설이 흘러나온 지 한달 남짓 만에 이뤄졌다. 정 대표와 장 총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당 운영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그간 정 대표는 대내외에 지속적으로 교체 의사를 피력했으나, 친이 주류 쪽에서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총장 교체에 대한 의지를 여러차례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사가 당장 ‘정몽준 체제’의 성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당내에서 정 대표의 공간이 확대됐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정 대표는 인사에서 친이와의 협력 틀 속에 자신의 구상을 최대한 반영했으며 향후에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병국·정미경·정두언 의원은 친이계이며, 남경필 의원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나아가 정 대표는 ‘원조 소장파’를 전진 배치함으로써 이들과의 연대 정도에 따라 사안별로 당내 중도 진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혈혈단신으로 현안을 주도하기 어려웠던 정 대표로서는 ‘그룹’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친이·친박으로 굳어진 당내 구도에 적으나마 제3의 공간이 마련됐다는 평이 나온다.

당의 이미지를 젊게 함으로써 차기 대권 예비주자로서 당 안팎의 젊은 층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있다. 남경필·정두언 의원은 현재 소장개혁 그룹인 ‘통합과 실용’의 핵심 멤버이고, 정병국 의원은 원조 소장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하나였다.

한편 이번 개편으로 한나라당에는 ‘4정(鄭) 시대’가 열렸다. 정 대표와 정양석 대표 비서실장, 정병국 사무총장, 정미경 대변인 등 주요 당직 4곳을 모두 정씨가 맡았다. 정 대표와 정운찬 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당·정·청의 3정은 물론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 등을 연결시켜 ‘정씨 전성시대’인 셈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10-02-05 6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추계기구’ 의정 갈등 돌파구 될까
정부가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기구 각 분과위원회 전문가 추천권 과반수를 의사단체 등에 줘 의료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의사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없이 기구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추계기구 설립이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
아니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