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원자바오 회담] ‘조건부 복귀’ 김정일 노림수는

[김정일-원자바오 회담] ‘조건부 복귀’ 김정일 노림수는

입력 2009-10-07 12:00
수정 2009-10-0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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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美압박 카드 ② 中체면 고려 ③ 北내부 수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동을 통해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5일 원 총리에게 “미국과의 협상 진행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4월5일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이후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왔다. 6개월여 만에 6자회담과 관련한 입장을 바꾼 셈이다.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는 북·미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종전보다는 다소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이같은 입장을 내비친 배경은 복합적이다. 미국을 압박하고 최대우방국인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측면이 있다. 또 그동안 북한 주민들에게는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6자회담에 복귀했을 경우의 혼란을 정리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일 “김 위원장의 조건부 6자회담 복귀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북·미 대화를 앞두고 미국을 향한 압박용의 측면이 있다.”면서 “중국 체면 세워주기와 내부 수습용의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실질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곧 북·미 양자회담을 갖고 4자회담, 6자회담 수순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때에도 ‘6자회담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원 총리에게 조건부 복귀 의사를 처음으로 내비친 것은 중국의 체면을 세워 북·중 관계 복원과 함께 경제적 지원에 대한 답례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자격으로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양자대화와 다자대화를 하겠다.”면서 중국의 체면을 세워준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 전제조건으로 북·미대화 결과를 내세운 것은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6자회담 종식을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입장 번복에 따른 내부적 혼란을 잠재우는 명분도 찾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조건부로 다자회담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북한, 중국, 미국의 입장이 조합된 절충안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북한의 6자회담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북·미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조건부 다자회담 참가 의사 표명은 미국에 적극적으로 한번 해보자는 메시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원 총리의 방북기간 공개활동을 통해 자신의 건강과 통치력을 내외에 과시하는 ‘소득’을 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 언론들이 원 총리의 방북과 관련, “조(북한)·중 친선은 세대가 교체된다고 하여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것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후계체제에 대한 중국의 지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09-10-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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