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실현 걸림돌 ‘하청 정치’… “지방의회법 신설해 자율성 부여해야”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지방자치 실현 걸림돌 ‘하청 정치’… “지방의회법 신설해 자율성 부여해야”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민경석 기자
입력 2024-10-29 18:05
수정 2024-10-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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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당직 선거 개입 등 의혹
지방의회 독립적인 의정활동 필요
태안군 ‘정당공천제 폐지’ 가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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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배지. 서울신문DB
국회의원 배지. 서울신문DB


‘하청 정치’. 지방자치의 실현을 가로막는 정치권의 오랜 고질병이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3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은 중앙정부와 국회의 하청 기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지방의회법 신설 등 법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지방의회 운영과 당직 선거에 국회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오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에서는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에 일부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을 앞세워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갈등을 빚었다. 당시 양부남 의원과 원외 인사인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출마했다.

선거 과정에서 강 상임대표 측이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위원장이 시·구의원을 앞세워 양 의원을 지지토록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고, 양 의원 측은 ‘거짓 선동’이라며 반박했다. 치열한 선거전 끝에 결국 양 의원이 광주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공천권을 내세운 조직 선거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시의회에서는 지난 6월 후반기 의장 선거에 일부 국회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지역구 시의원들이 의장 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치자 모 국회의원이 단일화를 지시하고, 다른 지역 시의원에게도 특정 후보에 대한 반대표 행사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경북 포항시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 함께 직원 파견을 두고 갈등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7월 시의회는 포항시 조직 개편 인사에 맞춰 직원 3명(행정 2명·시설 1명) 파견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일만 의장이 명단에 없던 특정 간부 직원 파견을 요구하면서 포항시 전체 인사에 제동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자체 인사에 관여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 같은 문제가 잇따르자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당공천제는 기초단체장의 경우 제1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진 1995년부터, 지방의원은 2006년부터 시행됐다.

충남 태안군의회에서는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촉구 결의안’이 가결돼 눈길을 끌었다.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박용성 군의원은 “지방의회가 정당의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독립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지방자치 본연의 목적을 되찾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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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는 어렵다”며 “지방의회와 지자체가 지방자치법이라는 단일 법률 테두리 안에 있다 보니 불거지는 문제인 만큼 지방의회법을 신설해서 지방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더 큰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10-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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