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RNA ‘빛나는 연구’ 한국 과학분야 첫 노벨상 기대
“긴 터널 끝에 한줄기 빛을 발견한 것 같았습니다. 특정 유전자에 따라 정상 초파리가 난쟁이 초파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기뻤어요. 하루 아침에 우연히 나온 결과가 아니라 수년에 걸쳐서 이뤄낸 작은 발견들이 모여서 만든 성과이다 보니 더 뿌듯했고요.”
김빛내리 서울대교수
2002년부터 마이크로 RNA 연구를 시작해 적잖은 성과를 올렸지만 앞으로 적어도 5년 이상은 이 분야에 천착해 새로운 결실을 얻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야 노벨상 수상권에 이름이라도 올릴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이런 겸손에도 불구하고 세계 생명공학계는 벌써 김 교수팀의 연구성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평생 한 번 실리기만 해도 영광이라는 세계적인 생명과학 학술지 ‘셀(Cell)’에 올 들어서만 세 번이나 연구논문을 실었고, 지난해에는 여성 과학자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까지 수상했다. 이 상을 함께 받은 엘리자베스(미국·61) 교수와 아다(이스라엘·70) 박사는 각각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과 화학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 모두 김 교수보다 최소 20년 이상 앞서 과학의 신천지를 개척한 인물임을 고려하면 한국인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의 꿈이 결코 신기루가 아니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김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 RNA와 암·당뇨·비만 등 난치병과의 연관성을 밝히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를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연구목표이자 제 희망입니다. 올해보다 새해가 더 기대되는 것은 이런 목표가 있어서일 겁니다.”라고 희망을 쏘아 올렸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09-12-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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