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교생 합쳐서 24명,3개반밖에 안 되지만 한때는 학년당 2개반씩 있었어요. 운동회가 열리면 아이 어른이 한데 어울려 큰 잔치가 벌어졌죠.”
이 학교의 올해 입학생은 2명이었다. 지난 20일 오후 2시, 난장이 치러졌던 운동장에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두 명의 아이만 터덜터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열댓명의 아이들은 학년 가릴 것 없이 한 교실에 모여앉아 방과후 학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마을에 학교가 없어진다니 안타깝죠. 그렇지만 아이들이 너무 적어 교육 효과가 떨어지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어요.”
아이들과 식구처럼 지낸 소덕례(45·여) 선생님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아이들이 6㎞나 떨어진 학교로 다녀야 하기에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했다.
아이들도 정든 학교를 떠나야 해 슬퍼하면서도 친구들이 많아진다는 것 때문에 들떠 있었다. 함상욱(13)군은 “동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친구가 많은 애들을 보면 부러워요.”라고 말했다. 장성인(10)군도 “친구들이 많아지면 같이 운동도 하고 신날 것 같아요.”라면서 깔깔거렸다.
학교에 아이들이 없어진 것은 많은 젊은이들이 도시로 나간 데다 남아 있는 젊은 부부들도 아이 낳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80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계정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1987년만 해도 118명이었던 총 학생수는 10년만에 절반으로 동강났고 지난해 36명에서 올해 25명까지 줄었다. 입학생수는 벌써 6년째 한 자릿수다.
조용각(54) 교장은 “젊은이가 워낙에 드물지만 남아 있는 젊은이들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농촌에서 아이를 많이 낳는다는 얘기는 옛 말”이라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농촌에서도 아이들 사교육을 시키고 문화 생활도 즐겨야 하는데 아이가 많으면 어렵기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포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