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제언] (1)주택 공영개발 필요한 5가지 이유

[릴레이 제언] (1)주택 공영개발 필요한 5가지 이유

입력 2005-08-24 00:00
수정 2005-08-2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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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과정에서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영개발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사실 공영개발은 1980년대 도시지역의 주택난 해소를 위한 택지공급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 방식이 도입된 이유는 1960∼70년대 도시용지의 주요 공급 수단이었던 토지구획정리사업(환지방식)이 지가상승과 투기유발 그리고 난개발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당시 부동산 투기가 심화되면서 과도한 개발이익이 사유화되자 이를 공공부문으로 환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됐는데 이에 대한 해답으로 등장한 게 바로 공영개발이다.

이후 지방자치제도가 활성화되고 민간부문이 성장하게 됨에 따라 중앙정부 주도의 공영개발 방식은 지방정부와 민간의 토지개발 참여를 금지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지방과 민간의 참여가 허용됐다. 이는 민간부문의 역할이 강화되는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는 동시에 개발이익을 환수하려는 공영개발 방식의 후퇴를 의미했다.

그러다가 판교 신도시 개발을 둘러싸고 공영개발 논쟁이 다시 점화된 것이다. 민간부문의 역할이 확대된 지금의 상황에서 왜 다시 공영개발이 거론되는가. 여기에서는 그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첫째, 주택공급에 있어 공공부문의 역할 강화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정책수단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거래의 투명성이 낮을 뿐 아니라 투기적 불로소득에 대한 환수장치가 미흡해 주택공급을 민간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적 조건이 완비될 때까지 공영개발의 유용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부동산 양극화 현상의 심화도 공영개발의 필요성을 크게 하고 있다. 경제의 세계화 진전 및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능력 있는 소수와 토지 소유자에게 부(富)를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특히 국가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불가피하게 추진되는 대규모 토지개발의 경우, 개발이익 대부분은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된다. 그러므로 토지개발의 시행 주체를 공공부문으로 제한해 사업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저렴하게 택지를 공급하고 이를 통해 개발이익의 과도한 사유화를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실수요자의 주택구입 기회 확대와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도 공영개발은 필요하다. 공영개발 방식은 민간이 추진하는 방식에 비해 분양가가 무척 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자료에 따르면 판교지구의 경우 공영개발로 추진하면 평당 분양가가 민간 방식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따라서 공영개발을 통해 중소형 평형의 공공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무주택 서민들에게 싼 분양가로 주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중대형 공공주택의 공급을 확대, 민간 건설업체의 독점가격을 견제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것들은 결과적으로 주변지역의 주택가격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국민임대주택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서도 공영개발이 필요하다.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민임대주택의 공급은 공공부문의 핵심과제다. 특히 소규모 평수의 임대주택은 수익성이 없어 민간부문의 참여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 경우 정부가 건설하고 유지 관리하는 정책은 불가피하다.

다섯째, 공영개발은 민간개발에 비해 사업시행 주체로부터 개발이익을 환수해 다른 지역의 개발을 위한 재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영개발을 통해 환수된 개발이익을 광역적인 인프라 확충이나 낙후지역의 개발사업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개발보다 앞선다.

그러나 이같은 공영개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민간의 참여가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공영개발을 하더라도 모든 과정을 공공부문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공이 사업주체로 나서도 민간에 설계와 시공을 맡김으로써 민간부문의 창의력 활용이 가능하다. 민간의 브랜드를 함께 사용한다든가 주택 내부 마감에 대한 다양한 선택을 입주자에게 허용함으로써 공영개발시 주택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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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탁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2005-08-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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