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슈] 정립회관 검거농성 231일만에 해제

[클릭 이슈] 정립회관 검거농성 231일만에 해제

입력 2005-02-17 00:00
수정 2005-02-1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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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노동조합과 이용자들이 231일 동안 점거 농성을 벌여 온 정립회관 사태가 일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정립회관의 이사회인 한국소아마비협회와 정립회관 노조 및 이용자, 장애인 인권단체로 이루어진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 관할 광진구청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농성 해제 합의서에 서명했다.

관장 퇴진·징계완화 중재안 합의

합의서는 ▲시설 정상화 이후 적절한 시기에 이완수(66) 관장 퇴진 ▲해고 및 정직 처분을 받은 노조원 8명 가운데 7명의 징계 완화 ▲점거사태 이후 쌍방의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및 추가 고소·징계 금지 등 3개 항으로 되어 있다. 공대위는 지난 7일 점거농성을 해제했고, 노조는 오는 21일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정립회관에서 갈등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6월. 이사회는 11년 동안 재임한 이관장의 정년퇴임을 열흘 남짓 앞두고 ‘65세 정년제’ 규정을 ‘임기제’로 바꿔 이 관장의 2년 연임을 결정했다.

연임이 결정되자 시설 이용자들과 노조는 크게 반발하면서 6월22일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폭력 시비도 잇따랐다. 공대위는 이사회측이 지난해 7월22일 등 4차례에 걸쳐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이사회측은 “불법 점거로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며 반박했다. 잇따른 폭력사태로 쌍방의 고소 및 고발도 40건이 넘었다. 서울시와 광진구청이 중재에 나선 것도 사태가 지나치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노·사·이용자 발전특위 논란

합의 이후의 쟁점은 이 관장의 퇴진약속 이행과 민주적 운영구조 수립 문제로 압축된다. 퇴진약속은 구청이 책임있는 중재를 약속한 만큼 공대위도 일단 낙관적으로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공대위가 내걸었던 3대 요구사항 가운데 ‘노·사·이용자가 참여하는 정립발전특위의 구성’은 합의에서 빠져 앞으로도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공대위 박경석 위원장은 “정상화를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자세에서 수용했지만, 막판 합의문에서 빠진 정립특위 구성 문제는 계속 요구할 것”이라면서 “사회복지법인의 사유화를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사회복지법의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 “운영비 20%충당… 경영권 못줘”

반면 이사회는 “특위를 통한 노조·이용자의 경영 참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20% 정도의 운영비를 충당하는 법인이 인사·경영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정립회관 사태는 한 시설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복지시설의 운영 시스템의 문제로 귀결된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시설은 국가보다는 개인·선교단체 등이 먼저 설립해 공익법인화했기 때문이다. 국가가 주도해야 할 사회복지서비스가 민간위탁 형태로 이루어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는 것.7년 동안의 혼란 끝에 2003년에야 정상화된 에바다 복지회 사건이나 양지마을 사건, 형제복지회 사건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럼에도 정립회관은 1990년 재단 운영비 문제로 장애인 단체가 사무실을 점거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사회기여도가 높은 복지시설로 평가받아왔다.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정립회관은 비교적 건실하게 운영돼 온 시설이지만 이용자의 의사 반영 구조를 갖추지 않은 것이 결국 장기 농성 사태로까지 이어졌다.”면서 “관장이 주도하는 형식적 운영위원회에서 벗어나 공익적·민주적 의사결정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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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2005-02-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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