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생기부 고쳐줘” 교감 ‘안면마비’ 겪었다…‘갑질’ 학부모의 최후

“우리 애 생기부 고쳐줘” 교감 ‘안면마비’ 겪었다…‘갑질’ 학부모의 최후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6-05-12 15:41
수정 2026-05-1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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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학부모 ‘민원 폭탄’에 교감 건강 악화
법원 “3000만원 배상하라”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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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로부터 교권침해를 당하는 교감의 모습을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그린 이미지.
학부모로부터 교권침해를 당하는 교감의 모습을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그린 이미지.


에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에 시달리다 건강을 잃은 교감에게 학부모가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주지법 민사부(부장 황정수)는 전북 전주시 한 초등학교 교감인 A씨가 학부모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 B씨가 원고 A씨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고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2023~2024년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며 학교 홈페이지와 전화 등을 통해 학교에 여러 건의 민원을 제기했다.

B씨가 제기한 민원은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정정해달라”, “아이가 아픈데 왜 농구를 시키느냐”, “왜 과목별 수업계획서 없이 수업을 진행하느냐”, “왜 스승의 날 선물을 돌려보내느냐” 등이었다.

그러나 이중 일부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부모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B씨의 ‘민원 폭탄’에 시달리다 우울증과 안면마비를 앓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재판부는 “부모 등 보호자는 자녀 또는 아동의 교육에 관해 학교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학교는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이러한 의견 제시는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는 자녀를 위해 민원을 제기했으므로 그 목적에 있어 참작할 사정이 있다”면서도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부당하게 간섭하고 교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행사를 벗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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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이수지가 유치원 교사 ‘이민지’ 역할을 맡아 유치원에 쏟아지는 과도한 민원과 교사들이 겪는 고충을 풍자한 ‘진짜 극한직업 : 유치원 선생님’ 두 번째 영상. 자료 : 유튜브 ‘핫이슈지’
코미디언 이수지가 유치원 교사 ‘이민지’ 역할을 맡아 유치원에 쏟아지는 과도한 민원과 교사들이 겪는 고충을 풍자한 ‘진짜 극한직업 : 유치원 선생님’ 두 번째 영상. 자료 : 유튜브 ‘핫이슈지’


실제 교사들이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으로 인해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6일까지 서울 소재 학교 교사 88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는 최근 수년 동안 정부와 교육당국이 추진한 교권 보호 정책에 대해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다. ‘실질적 보호 체감이 나아졌다’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교육 여건 개선과 관련해서는 ‘학교 업무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97%에 달했고, ‘교사 스트레스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95%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교육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학교 밖 교육활동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 부담(99%) ▲학부모 민원(99%) ▲학교폭력 및 각종 분쟁 처리 부담(98%) ▲관리자 갑질(80%) 등을 꼽았다.

교권 보호를 위한 정책으로는 ▲교육활동 보호 예산 확충 필요(96%) ▲교육활동보호팀의 과 단위 조직 확대 개편 필요(87%)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악성 민원 등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원스톱 대응체계 구축 필요(100%) 등을 꼽았다.
세줄 요약
  • 학부모 반복 민원, 교감 건강 악화
  • 법원, 교권 침해 인정하며 배상 판결
  • 교사들, 민원과 책임 부담에 고충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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