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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 장수화의 그늘…반려인 고령화에 ‘사후 돌봄’ 대책 마련을

    반려동물 장수화의 그늘…반려인 고령화에 ‘사후 돌봄’ 대책 마련을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반려동물의 수명 역시 괄목할 만큼 늘어났다. 사료의 질적 향상, 실내 사육 환경 개선, 의료 기술 발전 덕분이다. 일본 펫푸드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각각 14.90세, 15.92세로 10년 전에 비해 1~1.5세 이상 연장됐다. 국내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은 반려견 평균 수명이 약 12년, 반려묘는 약 15년으로 안내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평균 수명이 12~15년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장수화는 긍정적인 면 뒤에 뜻밖의 사회적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반려인의 고령화와 반려동물의 노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주인이 질병·입원·사망 등으로 반려동물을 더 이상 돌볼 수 없게 되는 이른바 ‘노노(老老) 케어’ 혹은 ‘돌봄 부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 일본 환경부 및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소형·중형견과 고양이는 2세가 인간의 24세, 이후 매년 4세씩 나이를 먹으며, 대형견은 1세가 12세, 이후 매년 7세씩 나이를 먹는 것으로 추산된다. 15세에 도달한 반려동물은 인간 나이로 80~100세에 해당하는 고령으로, 연간 진료비만 수십만 엔에 달하고 욕창 방지나 수발 등 밀착 돌봄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주인 역시 70~80대 고령에 접어들거나 홀로 남겨질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공적 요양보험 체계는 반려동물 돌봄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할 경우, 사전 준비가 없었다면 반려동물은 순식간에 방치되거나 유기될 위험에 처한다. 실제로 도쿄도 동물보호상담센터에는 입양되는 동물 중 약 80%가 ‘주인의 고령화(병, 사망 등)’를 이유로 들어온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 일본에서는 노령견·노령고양이 전문 보호 시설(양수 사육업)이 11년 전 20곳에서 2024년 기준 268곳으로 급증했다. 평생 입주형 또는 기간 갱신형 민간 펫홈, 보호 단체와의 협력, 유언 공증 및 변호사·행정서사를 통한 사후 위탁 계약 등이 주요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반려동물 사육이 우울증 예방, 신체 활동 유지, 치매 예방 등 막대한 건강·정서적 효용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리 아이가 나보다 먼저 갈 테니 괜찮다”는 막연한 안일함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서는 사육 전 단계부터 자신의 나이와 건강을 고려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위탁할 가족·지인을 확보하거나 전문 보호 시설 및 유언 제도 등의 경제적·법적 대비책을 사전에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 추미애, “살던 곳에서 치료·요양·돌봄 서비스 체계 구축하겠다”

    추미애, “살던 곳에서 치료·요양·돌봄 서비스 체계 구축하겠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5일 ‘집으로 찾아가는 돌봄의료’ 현장에 동행하면서 통합돌봄 추진상황을 살폈다. ‘집으로 찾아가는 돌봄의료’는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가기 어려운 도민의 집이나 시설로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진료·간호·복지 연계를 제공하는 경기도형 방문 의료서비스다. 추 지사는 이날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로 구성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돌봄의료센터 전담팀과 함께 병원 치료 후 수원시에 거주하는 거동이 불편한 도민의 가정을 찾았다. 그는 진료와 재활서비스가 이뤄지는 과정을 살펴보고, 이용자와 가족에게 집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한 뒤 건강상태와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가족의 돌봄 부담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들었다. 의료진과는 가정 방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환자의 생활환경과 돌봄 여건, 병원 진료와 다른 재택의료의 특성,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추 지사는 “병원에 있으면 간병이 쉽지 않은데 사회와 가정이 함께 돌보면서 회복이 빠르시고 우울증도 많이 나아지셨다고 하니까 다행이다”라며 “필요한 지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신청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복지서비스까지 연결해 주고 환자를 편안하게 집에서 돌볼 수 있는 현장을 보게 되어서 희망적이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통합돌봄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통합·연계해 제공하는 제도다. 경기도는 통합돌봄 시행에 앞서 2024년 2월부터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에 ‘찾아가는 경기도 돌봄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재택의료 기반을 마련해 왔다. 올해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도 도내 31개 시군으로 확대해 현재 84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2024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총 2만 4000여건의 방문서비스를 제공했다. 경기도는 도민의 건강상태와 돌봄 필요가 달라지더라도 살던 곳에서 필요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내 연계체계를 강화하고, 재택의료를 중심으로 통합돌봄 기반을 더욱 촘촘히 구축할 계획이다.
  • 반려견 키우면 ‘치매 위험’ 낮춘다는 데 왜?

    반려견 키우면 ‘치매 위험’ 낮춘다는 데 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에게 치매 관리가 국가적·사회적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반려견 사육이 고령자의 치매 위험을 크게 낮추고, 의료 및 간호 등 공적 지출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도쿄도 건강장수의료센터, 도쿄대 공동 연구진은 2016년부터 약 7년 반 동안 고령자 1만 1000여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반려견을 키우는 고령자는 한 번도 키워본 적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로 인해 돌봄(간병)을 받을 위험이 무려 48%나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반려견과의 매일 같은 산책을 통한 신체 활동 증대와 동네 주민들과의 자연스러운 사회적 교류가 치매 예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과거에 개를 키웠던 사람 역시 사회적 유대감 잔존 등으로 인해 위험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공공 재정 절감 효과다. 연구진은 희망하는 모든 고령자가 개를 키울 수 있어 사육률이 13.4%까지 올라갈 경우, 개를 전혀 키우지 않을 때와 비교해 4년간 의료·간호 공적 지출이 약 5,920억 엔(한화 약 5조 3,000억 원) 절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펫푸드, 펫보험, 펫시터 등 관련 산업의 수요 확대로 4년간 약 4조 6,000억 엔(한화 약 41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4년 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20% 이상)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치매 환자 수와 치매 관리 비용은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의 사회적 고립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중앙치매센터 데이터에 따르면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2,000만 원을 넘어섰으며 국가 치매 관리 비용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역시 고령자의 반려견 사육을 개인의 취미나 정서적 위안을 넘어 ‘사회적 예방 의학’ 및 ‘치매 복지’ 정책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고령자의 반려견 사육은 단순한 신체적 활동 유도를 넘어 외로움 완화, 우울증 예방,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또한 반려견 관련 케어 산업의 성장은 웰에이징(Well-aging) 시장과 결합해 내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현실적인 벽도 존재한다. 고령자의 상당수가 입원이나 시설 입소, 신체 기능 저하 시 반려견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사육을 주저하거나 포기한다. 일본 연구진 타니구치 유 주임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고령자가 안심하고 개를 키울 수 있도록 일시 위탁소나 보호 장소 확보 등 주인과 반려견 모두를 지원하는 제도적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와 지자체 역시 단순한 반려견 등록제나 에티켓 홍보를 넘어, 고령층 반려인을 위한 펫돌봄 지원 서비스, 고령자 맞춤형 동물매개치료(AAT) 프로그램 확대, 고령자 전용 반려견 위탁 네트워크 구축 등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반려견 한 마리가 가져오는 정서적 교감과 신체 활동이 한국 사회의 눈앞에 다가온 ‘치매 대란’과 ‘복지 재정 위기’를 완화할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다.
  • [길섶에서] 사랑에는 돈이 든다

    [길섶에서] 사랑에는 돈이 든다

    동네 동물병원 대기실. 아내와 초면의 중년여성은 ‘냥이 집사’로서의 노하우를 화제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여성은 집에서 16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집 근처 길냥이들에게 밥과 물을 주고 눈비를 피할 곳을 마련해 주다가 어느 날 이사 온 이웃집 여성이 “길고양이들이 너무 싫다”며 관리사무소와 경비실에 항의했다는 것. 혹 길냥이들이 해를 당할까 봐 고심 끝에 전부 집에서 키우기로 했다고 한다. 고양이들 나이 들면 병원비도 적잖이 들겠지만, 밖에 두고 맘 아픈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했다. 며칠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수의사는 “돈을 좀 들이면 살릴 수 있는데, ‘40만원 주고 사온 고양이를 100만원 수술비까지 써가며 살려야 하느냐’며 돌아서는 주인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고장 난 장난감 버리듯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 수의사는 우울증 걸리기 십상이라고 한다. 진짜 ‘가족’이라면 아플 때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랑에도 돈이 든다는 것이다. 돈 없다면 사랑할 자격도 없다는 건 아니다. 끝까지 책임질 각오가 없다면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박성원 논설위원
  • 숲이 주는 ‘마음 치유’…자살위험 줄이고 우울감 완화

    숲이 주는 ‘마음 치유’…자살위험 줄이고 우울감 완화

    산림치유가 절망감을 낮추고 우울감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산림치유 효과를 분석한 결과 마음 건강 회복과 자살 예방에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산림과학원은 치유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표준화된 심리검사를 도입해 프로그램 참가 전후 자살위험(SSQ-SR), 절망감(BHS), 우울감(PHQ-9) 수치 변화를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자살 위험군(231명)에 대한 SSQ-SR 점수는 프로그램 참가 전 평균 35.05점에서 참가 후 29.48점으로 낮아졌다. 특히 자살 위험이 큰 ‘고위험군’(36점 이상)은 참가 전 61명에서 체험 후 40명으로 34.4% 감소했다. 위기 청소년(90명) 대상 BHS 조사에서 ‘경도 절망감’(4점 이상)은 56명에서 35명으로 37.5% 줄었다. 중장년 남성(16명)이 참여한 PHQ-9 분석에서는 ‘경도 우울증’(5점 이상)이 11명에서 2명으로 많이 감소했다. 자살 위험군 대상 체험수기(168건)에서도 산림치유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숲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얻었다고 응답했고, 숲 활동을 일상의 스트레스 관리와 자기돌봄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였다고 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하시연 산림휴먼서비스연구과장은 “표준화한 심리검사를 활용해 변화된 수치와 참여자가 체감한 주관적 평가에서도 치유의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산림치유가 건강 증진과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중이염으로 20년 넘게 난청 겪어도 인공와우 통해 청각 회복”

    “중이염으로 20년 넘게 난청 겪어도 인공와우 통해 청각 회복”

    중이염은 귀 안쪽 중이(가운데 귀)에 염증이 생기는 걸 말한다. 중이염을 앓으면 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청각에 이상이 발생하고 의사소통에도 지장이 생긴다. 또한 장기간 중이염이 반복되면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해 난청이 더 악화한다. 난청이 지속되면 청각, 언어습득, 발성을 관장하는 대뇌 피질이 줄어들고 인지기능이 감소해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중이염으로 난청이 생겼다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며, 중이염 수술로 난청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기 치료를 놓치면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해 보청기를 사용해야 들을 수 있거나 추후에는 보청기로도 잘 듣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남은 방법은 인공와우 삽입 수술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성 중이염 환자들은 중이와 유양동(귀 뒤쪽 뼈 안에 있는 공기 주머니)에 만성적인 염증이나 해부학적 변형 문제를 동반하고 있어 인공와우 수술 시 감염이나 전극 돌출 등의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수술 자체가 제한적으로만 시행됐다. 이런 가운데 만성 중이염 환자들은 오랜 기간 난청을 겪으며 보청기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20년 이상 난청을 방치했더라도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은 후천성 만성 중이염 및 일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와우 수술 후 청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1년 후 만성 중이염 환자군과 일반 난청 환자군의 청각 능력은 대등하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성 중이염 환자군은 20년 이상 난청을 앓았더라도 단어를 명료하게 인지하는 기능이 감소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박홍주 교수팀은 염증을 완전히 제거하고 지방이식을 통해 중이강을 채웠다. 그다음 인공와우 삽입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청력을 효과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었다. 이후 2006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후천성 만성 중이염 환자 33명과 연령 및 성별을 일치시킨 비염증성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청력 및 영상 검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1년 후 만성 중이염 환자군의 단어인지명료도와 순음청력역치 등 전반적인 청각 결과가 일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대등하게 우수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난청 지속 기간에 따른 예후 차이였다. 일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군은 난청 기간이 20년을 초과하면 인공와우 수술 후 단어인지명료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만성 중이염 환자는 20년 이상 난청을 앓았음에도 단어인지명료도가 감소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만성 중이염 환자에게 남아있는 골도 청력이 지속적으로 청각을 자극해 청각 경로와 신경 기능을 보존하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수술 전 검사하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만성 중이염 환자의 9.1%가 내이염을 동반하고 있었는데, 내이염이 관찰된 환자는 인공와우 수술 후 단어인지명료도가 다른 환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는 내이염 동반 유무가 인공와우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임을 증명한다. 박홍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중이염으로 장기간 난청을 겪어 보청기조차 소용이 없어진 환자들도 좌절하지 않고 인공와우를 통해 청각을 성공적으로 되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성공적인 인공와우 수술을 위해서는 수술 전 MRI 등 정밀한 영상 검사를 통해 내이염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난청은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으며 치료가 빠를수록 효과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난청의 심한 정도와 관계없이 대부분 환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청각 재활이 가능하다. 난청을 치료하면 사회생활도 원활해지고 우울증도 감소하며 인지기능도 좋아지는 등 삶의 질이 높아진다. 난청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적극적인 청각재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 분야 국제 학술지인 ‘이비인후과학회지(Ear, Nose & Throat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 “80대까지 30데시벨 청력유지해야 우울증·치매 안걸린다”

    “80대까지 30데시벨 청력유지해야 우울증·치매 안걸린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새로운 보건 캠페인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는 2024년 9월부터 ‘80대에서도 30데시벨(dB) 이하의 청력을 유지하자’는 취지의 ‘청각 8030 운동’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30dB은 조용한 도서관이나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양호한 청력 수준으로, 80세가 되어서도 일상적인 소통과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청력을 관리하자는 취지다. 이번 캠페인은 일본에서 수십 년간 대성공을 거둔 구강 건강 캠페인 ‘8020 운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됐다. 1989년 일본 후생성과 치과의사회가 “80세까지 20개 이상의 자연 치아를 유지해 건강하게 음식을 씹자”는 목표로 시작한 8020 운동은 당시 10% 미만에 불과했던 달성률을 최근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세계적인 구강 보건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 ‘청각 8030 운동’ 역시 단순한 감각 기관의 관리를 넘어 전신 건강과 뇌 기능 유지를 목표로 한다. 난청은 단순한 듣기 불편함을 넘어 사회적 고립, 우울증, 그리고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발생 위험을 현저히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는 저작 활동이 뇌를 자극하듯, 소리를 듣는 청각 자극 역시 뇌의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건강한 장수를 누리는 데 필수적이다. 인간의 청력은 대개 30대 중후반부터 고주파수 영역을 시작으로 눈에 띄지 않게 노화가 진행된다. 20~30대는 가청 주파수를 온전히 감지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며 1만5,000Hz 이상의 초고주파수 영역에서 미세한 저하가 시작된다. 40~50대는 달팽이관 내 유모세포의 피로 누적으로 높은 음(고주파수) 소실이 두드러진다. “스, 즈, 츠, 프, 흐” 같은 자음이나 여성·아이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리기 시작하며, 시끄러운 장소에서 말소리 분별력이 떨어진다. 60대 이상은 청력 저하가 중·저음역인 일상 대화 영역까지 확대된다. 소리는 들리지만 뇌에서 단어를 명확히 해독하지 못해 “소리는 웅웅거리며 들리는데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힘든” 현상이 빈번해진다. 이처럼 청력 저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화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회는 난청으로 인한 소통 단절을 막고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의 3가지 핵심 실천 사항을 권장한다. 먼저 정기적인 청력 검사다. 서서히 진행되는 노인성 난청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 귀 검진을 받는다. 둘째는 소음 노출 주의이다. 이어폰을 통한 장시간 고음 청취 등 일상 속 소음성 난청 유발 환경을 멀리한다. 마지막으로 보청기의 적극적 활용이다. 이미 청력이 저하되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보청기를 통해 뇌에 지속적인 청각 자극을 주어야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 ‘배고픈데 무슨 증명서’…21만명 찾은 ‘그냥드림’ 전국 확대

    ‘배고픈데 무슨 증명서’…21만명 찾은 ‘그냥드림’ 전국 확대

    가난을 스스로 증명하지 않아도 먹거리와 생필품을 즉시 받을 수 있는 ‘그냥드림’이 이달 전국 모든 시군구로 확대된다. 지난해 12월 시범사업 시작 이후 21만여 명이 코너를 찾았고, 이 중 4400여 명은 기초생활보장 등 제도권 복지망으로 연결됐다. 보건복지부는 아직 그냥드림을 운영하지 않는 55개 시군구에서도 이달 중 순차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전국 어디서나 그냥드림 코너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6일 밝혔다. 그냥드림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도입해 현 정부 출범 이후 전국으로 확대해 온 대표적인 약자 복지 정책이다. 생계가 어려운 국민이 거주지 인근 그냥드림 코너를 찾으면 1인당 2만 원 상당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즉시 지원받을 수 있다. 이용 절차도 최소화했다. 첫 방문 때는 간단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와 자가 점검표만 작성하면 곧바로 물품을 받는다. 까다로운 소득·재산 증빙 대신 먹거리부터 건네는 ‘선(先)지원 후(後)행정’ 방식이다. 두 번째 방문부터는 현장 상담을 하고 필요한 경우 복지서비스로 연계한다. 문턱을 낮추자 기존 행정망이 놓쳤던 위기가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전체 이용자 가운데 4만 4712명이 복지 상담을 받았고, 2만 2367명이 읍면동 복지 부서로 연계됐다. 이 가운데 4437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이나 긴급복지 등 실제 지원을 받았다. 우울증과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30대 A씨가 대표적이다. 서류상 부친과 동거하는 것으로 돼 있어 그동안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했으나, 먹거리를 받으러 그냥드림을 찾았다가 위기가구로 발굴됐다. 지방자치단체는 A씨의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을 돕고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푸드마켓으로 연결했다. 복지부는 전국 확대에 맞춰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도서벽지 주민을 위한 ‘찾아가는 그냥드림’도 본격 가동한다. 읍면동 복지팀이 차량으로 마을을 돌거나 자원봉사자가 물품을 배달하며 위기 징후를 지자체에 알리는 방식이다. 우체국 집배원이 물품을 전달하면서 대상자의 상태를 살피는 모델도 도입한다.
  • “아기 입 막고 웃었다”…천사 엄마의 6천만 원짜리 연쇄 살인에 내려진 형량은…[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아기 입 막고 웃었다”…천사 엄마의 6천만 원짜리 연쇄 살인에 내려진 형량은…[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2006년 1월, 매서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던 경주의 한 종합병원 소아 병동. 27세 여성 최 씨는 간헐적인 경련과 끝없는 하혈로 고통받는 생후 9개월 된 입양 딸 수빈(가명)이의 침대 곁을 뜬눈으로 지키고 있었다. 핏기가 가신 작은 몸에 주삿바늘 자국이 가득한 아기를 보며 최 씨는 “내 탓인 것만 같아 눈물조차 사치스럽다”며 자책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딸을 향한 지극한 모정은 방송과 언론을 타고 곧 세간의 화제가 되었고 치료비 마련을 돕기 위해 병원이 제안한 후원 방송과 지역 신문 보도를 통해 약 2200만 원이라는 따뜻한 성금이 모였다. 그러나 수많은 이들의 기원도 무색하게 수빈이는 장출혈을 막기 위한 결장전절제술을 받은 지 2주 뒤이자 방송에 출연한 지 두 달여 만인 2006년 7월 급성 호흡 부전으로 허망하게 숨을 거두고 말았다. 당시 수빈이가 겪은 원인 불명의 장출혈은 의학 논문으로 보고될 만큼 희귀한 사례였다. 수빈이를 화장한 후 부부는 차마 아이를 묻지 못하고 유골함을 안방 서랍장 위에 올려두었으며 아이 아빠는 매일 밤 죽은 딸의 유골함을 가슴에 꼭 품은 채 오열하다 잠이 들었다. 이웃들은 그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애끓는 슬픔이라 여기며 함께 가슴을 쳤다. 하지만 이 참담한 비극의 이면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잔혹한 비밀이 웅크리고 있었다. 사실 최 씨는 수빈이를 입양하기 2년 전인 2004년,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았던 생후 20개월의 친딸 서연(가명)이를 이미 원인 모를 장염으로 먼저 떠나보낸 전력이 있었다. 세 번째 죽음, 그리고 어둠 속의 목격자두 아이를 연달아 가슴에 묻고 2년이 흐른 2009년, 부부는 다시 셋째 딸 민서(가명)를 입양했다. 유난히 애교가 많던 민서 덕분에 집안에 다시 웃음꽃이 피는 듯했지만 비극은 소름 끼치도록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었다. 입양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민서는 앞서 떠난 언니들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급성 장염과 고열, 하혈 증세를 보이며 응급실을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한 집에서 아이 셋이 연달아 쓰러지자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는 ‘저주’를 운운하는 흉흉한 소문마저 돌았다. 이 기이한 저주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2010년 1월 14일, 어두운 다인실 병동에서였다. 셋째 민서와 같은 병실을 쓰던 여고생 정 양은 평소에도 서늘한 괴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민서는 아빠 앞에서는 방긋방긋 잘 웃었지만, 유독 엄마 최 씨와 단둘이 있을 때면 자지러지게 비명을 지르며 경기를 일으키곤 했다. 사건 당일 오후, 낮잠 시간이 되어 조명이 꺼지자 최 씨는 아이의 침대 사방으로 두꺼운 커튼을 빈틈없이 쳤다. 이윽고 고양이처럼 몸을 바짝 웅크린 최 씨의 실루엣 너머로 “읍... 읍...” 하며 숨이 막혀 헐떡이는 단말마가 울려 퍼졌다. 불길한 예감에 커튼을 살짝 걷어 올린 정 양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의 민낯과 마주쳤다. 병원 환자복(이불)을 한 움큼 쥐어 아기가 숨을 못 쉬게 짓누르던 최 씨는, 목격자와 눈이 마주치고도 당황하는 기색 하나 없이 자신의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쉿’ 하고 소름 끼치는 무언의 경고를 보냈다. 살의의 의식을 마친 최 씨는 곧바로 커튼을 걷어젖히고 “선생님, 우리 애가 이상해요!”라며 울부짖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아기가 뇌사 상태에 빠져 중환자실로 실려 가는 아수라장 속에서, 정 양은 남몰래 차갑게 미소 짓고 있는 최 씨의 얼굴을 똑똑히 목격했다. 결국 민서는 두 달 뒤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고 최 씨는 이번에도 통곡하며 아이의 부검을 완강히 거부했다. 돈을 위해 설계된 지옥, 추악한 실체가 드러나다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묻힐 뻔했던 이 엽기적인 비극은 보험 범죄 특별조사팀(SIU) 소속 김동영 조사원의 집요한 의구심 덕분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타 보험사에 근무하던 고향 후배로부터 “한 집에서 아이 셋이 똑같이 장염과 호흡 곤란으로 연달아 사망했다”는 기이한 사연을 전해 들은 그는 비밀리에 내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사망한 세 아이 모두 아동 전용 보험에 복수로 가입되어 있었으며 극심한 빚 독촉에 시달리는 궁핍한 형편 속에서도 매달 20만 원이 넘는 고액의 보험료가 셋째 민서 앞으로 꼬박꼬박 납입되고 있었다. 경찰에 정식 수사가 시작되고 치밀한 탐문 수사를 통해 그 추악한 전말이 드러났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희귀 장염은 결코 불운이나 유전병이 아니었다. 최 씨가 고의로 젖병을 소독하지 않고 더러운 물이나 두유를 담아 억지로 먹이면서 연약한 아기의 장기를 철저히 파괴해 낸 결과였다. 최 씨는 첫째 친딸 서연이가 앓다 죽었을 때 우연히 지급된 소액의 보험금에서 ‘아이가 아프면 마르지 않는 돈줄이 생긴다’는 악마적 공식을 학습했다. 사망 보험금은 거의 없지만 ‘입원 일당’과 ‘치료 실비’ 청구가 극도로 용이한 아동 보험의 허점을 정확히 노린 그녀는 아이들을 단번에 살해하는 대신 끊임없이 병들게 만들어 입원과 퇴원을 무한 반복시켰다. 둘째 수빈이를 입양하기 전, 임신한 것처럼 배를 부풀려 보험 설계사를 속이고 태아 보험에 가입하며 타낸 피 묻은 돈은 총 6천만 원에 달했다. 그렇다면 왜 아이들이 20개월에서 28개월, 즉 두 돌을 전후로 하여 예외 없이 목숨을 잃었을까. 세상을 인지하고 언어 능력이 발달하기 시작한 아이들이 주변 간호사나 아빠에게 “엄마가 더러운 것을 먹였다”, “코를 막았다”라고 폭로할 것을 두려워한 최 씨가 자신의 완벽한 연극이 발각될 것을 막고자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서둘러 입을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사법부의 관용이 남긴 씁쓸한 마침표경찰은 삼엄한 비공개 수사 끝에 울산의 한 산부인과 주차장에서 당당히 걸어 나오던 최 씨를 전격 검거했다. 세 아이를 차가운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녀는 또다시 임신을 하기 위해 산부인과에서 불임 진료를 받고 나오던 길이었다. 경찰서 조사실에 앉아서조차 “과실사일 뿐이다”라며 철저히 가면을 고수하던 그녀는 영문도 모른 채 불려와 배신감에 피눈물을 쏟으며 통곡하는 남편의 애끓는 설득을 듣고서야 비로소 범행을 자백했다. 그러나 최 씨의 눈물과 참회는 마지막까지 계산된 생존 연극에 불과했다. 언론 카메라 앞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비통한 어미인 양 목놓아 울었으나 재판을 앞두고 남편에게 보낸 은밀한 편지에는 아이들에 대한 참회 대신 “내 형량을 낮춰줄 유능한 변호사를 사력을 다해 구해달라”는 냉혹하고 이기적인 요구만이 적혀 있었다. 법정에서 변호인은 그녀가 산후 우울증을 앓아 심신미약 상태였으며 극도의 생활고 탓이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심신미약 주장은 기각했으나, 초범이라는 점과 반성하는 기색을 보인 점, 궁핍한 경제 상황 등을 참작 사유로 들어 고작 징역 15년을 선고하는 데 그쳤다.
  • 젊은이 앉아보게… 무슨 걱정 있나… 벤치의 할머니들이 만들어낸 기적

    젊은이 앉아보게… 무슨 걱정 있나… 벤치의 할머니들이 만들어낸 기적

    인구 1300만명이 사는 나라에 정신과 의사가 6명뿐이라면. 차비 10달러가 없어 다시 진료를 받으러 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만 한다면. 서구식 진단과 병원 중심의 치료만으로는 이 거대한 위기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짐바브웨의 정신과 의사 딕슨 치반다는 이런 절망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저자는 평범한 동네 할머니 14명에게 상담 훈련을 시킨 뒤, 마을의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서 사람들 이야기를 듣도록 했다. 50만명의 삶을 구한 기적의 정신 건강 프로그램 ‘우정 벤치’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노인 한 명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똑같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할머니들은 각자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무수한 트라우마를 생생히 지켜본 산증인이었다. 에이즈 창궐, 여성에 대한 폭력, ‘무람바츠비나’라 불리는 빈민촌 강제 철거로 인한 이주 등 오랜 세월 수많은 풍파를 겪었다. 할머니들은 벤치에서 복잡한 의학 용어나 처방전을 들이밀지 않는다. 그저 곁을 내주고 온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삶의 굴곡을 먼저 겪어 낸 지혜로 깊이 공감해 줄 뿐이다.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은 스물네 살 파라이처럼 깊은 수치심과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생각했던 사람들은 벤치에 앉아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마음의 짐을 덜고 삶의 의지를 되찾는다. 할머니들이 경청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담자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찾도록 돕는 게 핵심이다. 할머니들은 ‘생각이 너무 많음’을 뜻하는 현지어 ‘쿠풍기시사’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내담자의 마음을 열고(쿠부라 풍그와) 희망과 용기를 주며(쿠시무드지라) 마침내 스스로 살아갈 힘을 키우는(쿠심비사) 과정을 천천히 밟아 나간다. 책은 정신과적 치료를 받으려면 대가를 내고 진료실 안에서 받아야 한다는 편견을 깬다. 진정한 치유의 힘은 기꺼이 곁을 내주는 마음, 그리고 그 사람이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갈 힘을 되찾을 때까지 지켜봐 주는 연대에 있다는 걸 알려준다. 20년 넘도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살아가는 한국 사회에 우정 벤치 이야기는 그저 먼 나라의 감동 스토리만으로 머물 수 없다. “짐바브웨와 완벽히 똑같은 모델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저자의 조언처럼, 숨겨진 귀한 자원을 발굴해 우리만의 새로운 우정 벤치를 발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DNA에 새겨진 인간의 본성…변화무쌍 ‘성격 지도’ 만들다

    DNA에 새겨진 인간의 본성…변화무쌍 ‘성격 지도’ 만들다

    성격 결정 유전 변이 1260개 규명성격 유전자 비만·우울증 등 연관체중 조절부터 입원 빈도도 영향 성격 유형 검사인 ‘MBTI’가 인기를 끌면서 ‘성격은 선천적 유전의 결과인가, 후천적 환경 영향인가’라는 질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다양한 연구를 통해 성격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적 기질과 개인을 둘러싼 환경 요인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해 고유한 특성을 형성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성격을 결정하는 유전적 요인에 주목했다. 문제는 다수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관여할 수 있고 유의미한 연관성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참가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성격 특성과 관련된 유전자 표지를 식별하기란 쉽지 않았다. 미국 미시건주립대, 텍사스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하버드 브로드 연구소를 비롯해 15개국 98개 연구기관 및 대학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100만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 결과 인간 성격과 관련된 1000개 이상의 유전적 변이를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9월 3일 자에 실렸다. 인간의 성격 특성은 ‘빅5’로 불리는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신경증,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라는 5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외향성은 사교성과 자기주장, 친화성은 동정심과 신뢰와 관련돼 있고 성실성은 조직력과 책임감과 연관돼 있다. 신경증은 불안, 우울, 변덕성과 관련돼 있고 개방성은 상상력, 호기심, 심미적 감수성에 연관돼 있다. 연구팀은 DNA 변이와 성격 차이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총 114만 명의 참가자를 아우르는 46개 코호트를 대상으로 22개 상염색체와 X염색체 전체에 관한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 결과를 메타분석했다. 분석 결과, 성격 형성에 관여하는 1260개의 유전적 변이를 새로 찾아냈다. 이 중 824개는 이전까지 성격과 연결된 적이 없는 새로운 자리에서 발견됐다. 특성별로 발견된 유전자는 성실성은 3개에서 131개, 친화성은 4개에서 39개, 개방성은 8개에서 126개, 외향성은 14개에서 258개, 신경성은 224개에서 706개로 늘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유전적 변이들만으로도 개인 간 성격 차이의 4.8~9.3%를 설명할 수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유전자들까지 더하면 이 수치는 9.3~13.3%까지 올라간다. 또 이번에 찾아낸 성격 관련 유전적 특징들은 지역, 나이대, 성별 등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다유전자 지수(PGI)와 멘델 무작위 분석을 통해 성격 유전자가 정신 질환, 신체 건강, 약물 사용 등 삶의 광범위한 행동과 잠재적 인과적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도 확인했다. 그 결과 성실성은 체중 조절과 흡연 시작, 입원 빈도와 관련이 있고 외향성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등 성격이 건강에 영향을 주는 관계도 24건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테드 슈와바 미시건주립대 교수는 “인간의 성격 구조는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유전적 변이들과 함께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아기 잘 낳았는데 “화 못 참겠다”…‘최현석 딸’ 최연수도 못 피한 ‘이 질환’ [라이프]

    아기 잘 낳았는데 “화 못 참겠다”…‘최현석 딸’ 최연수도 못 피한 ‘이 질환’ [라이프]

    스타 셰프 최현석의 딸이자 모델인 최연수가 산후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최연수는 지난해 9월 록 밴드 딕펑스 멤버 김태현과 결혼한 뒤 지난 5월 아들을 출산했다. 최연수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팬들과 Q&A를 진행했다. 이날 한 질문자는 “우울증이 한 달 넘게 간다. 정말 온몸에 힘이 없을 땐 어떻게 이겨내야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최연수는 “저도 아기 낳고 우울한 게 너무 심하고 약간 화도 잘 못 참겠고 감정 변화가 심했다. 호르몬의 문제라고 하더라”라며 질문자의 증상에 공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건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마음에 생긴 병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더라”며 “저도 말만 하고 아직 상담을 못 갔다. 우리 같이 상담받고 치료받아보자”고 답했다. 출산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매일밤 눈물 ‘뚝뚝’산모 10명 중 7명은 아이를 낳고 1년 내 산후우울감을 겪는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후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68.5%였다. 산후우울감은 평균적으로 6개월을 조금 넘는 시점(187.5일)까지 지속됐다. 대다수는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 보통 우울, 불안, 짜증, 잦은 눈물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대개는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된다.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 산후우울감을 경험한 산모(2205명) 중 실제 산후우울증을 진단받은 비율은 6.8%였다. 지난해 11월 아들을 품에 안은 가수 트루디도 최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우울증 진단받았다. 알고 보니 내가 너무 (남편에게) 바라고만 있었다”며 “원하는 대로 안 해주니 병이 났다. 그래서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방송인 랄랄도 유튜브 채널 ‘랄랄ralral’에서 “산후우울증이 심하게 왔었다”며 “아이가 아프면 다 내 탓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낳고 2년간 쉬지 않고 술을 먹었다”며 “항상 불안하고 시끄럽고 도파민이 떨어져서 맨날 술에 의지했다. 안 그러면 버틸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개인 혼자서 해결 어려워…가족 지지 중요산후우울증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산모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의 성장발달 및 가족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따. 따라서 치료가 꼭 필요한데, 개인 혼자서 해결하려기보단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배우자의 도움이 중요하다. 산모 10명 중 6명은 산후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준 사람으로 배우자를 꼽았다. 친구는 34.2%, 배우자를 제외한 가족은 23.5%, 의료인·상담사 10.2% 순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산모의 우울증을 치유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배우자의 관심과 지지라고 강조했다. 산모의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는 ▲아기를 돌보는 일과 집안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산모가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배우자의 우울증상을 비난하지 말고 격려와 지지를 보내기 ▲산모의 외모에 대한 농담은 자제하고 애정 표현을 더 자주 하기, ▲산모뿐 아니라 남편 본인 건강에도 신경 쓰기 등을 안내했다.
  • “남 괴롭히고는 좋다고 ‘방실방실’”…싸이코패스, 장 속부터 남달랐다

    “남 괴롭히고는 좋다고 ‘방실방실’”…싸이코패스, 장 속부터 남달랐다

    장 속 특정 세균이 많을수록 사이코패스 성향 점수가 함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자매지인 ‘트랜슬레이셔널 사이키애트리’(Translational Psychiatry)에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포르투갈 포르투대 카롤리나 코스타 연구팀은 장과 구강에 서식하는 미생물군 구성이 사이코패스적 성격 특성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생물이 사람의 정신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연관성을 다룬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코패스는 공감 능력 부족, 반사회적 성향, 충동성, 자기중심적 성격 등으로 정의된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혀도 애초에 공감할 수 없어서 죄책감이나 후회를 거의 느끼지 않으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조종하거나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반복적으로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 연구팀은 사이코패스 성향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건강한 성인 200명을 모집한 뒤 사이코패스 성향을 수치화하는 설문을 작성하도록 했다. 이후 참가자들의 혈액과 침, 대변 샘플을 채취해 체내 세균 구성과 각종 대사 지표를 분석했다. 개별 참가자의 미생물 다양성만 놓고 보면 사이코패스 성향과 뚜렷한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결과를 서로 비교하자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알리소넬라, 프레보텔라, 클로아시바실루스 에브리엔시스 등 세 가지 장내 세균의 수치가 높은 참가자일수록 사이코패스 성향 설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장내 세균이 어떤 경로를 통해 사이코패스적 성향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여러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리소넬라 세균이 유발하는 염증 반응에 주목했다. 이 염증이 불안이나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는 만큼, 사이코패스 성향을 불러오는 전조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프레보텔라 역시 이전부터 다양한 정신질환과 관련된 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클로아시바실루스 에브리엔시스는 충동 조절에 관여하는 뇌 화학물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장내 세균과 사이코패스적 성향 간 연관성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판별할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를 찾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미생물이 사이코패스 성향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 공부 뒤 낮잠?…뇌는 자는 동안 ‘학습 중 기억할 것’ 꼬리표 붙인다 [달콤한 사이언스]

    공부 뒤 낮잠?…뇌는 자는 동안 ‘학습 중 기억할 것’ 꼬리표 붙인다 [달콤한 사이언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배운 것, 교과서에서 읽은 것을 모두 기억하길 원한다. 그렇지만 사람은 자신이 겪은 모든 경험을 기억하지 못한다. 뇌는 잠을 자는 동안 일부 경험만 골라 장기 기억으로 공고화하고 나머지는 흘려보낸다. 쉽게 이야기하면 학습이 이뤄지는 시점에 이미 특정 경험이 ‘나중에 기억으로 저장할 대상’으로 표시된다는 것이다. 이런 기억 태깅 가설은 여러 신경생물학 이론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실제 그런 작업이 벌어진다는 실험적 증거는 그동안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영국 요크대 심리학과, 킹스 칼리지 런던 의생명공학 및 영상과학과, 미국 베일러대 심리·신경과학과, 독일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심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뇌는 무언가를 배우는 순간에 이미 어떤 경험을 나중에 잠자는 동안 장기 기억으로 굳힐지 꼬리표를 붙여 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3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8월 27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뇌가 어떤 경험을 수면 중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대상으로 선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성인 남녀 31명을 대상으로 뇌전도(EEG)를 이용해 뇌 활동 패턴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단어와 사물 이미지를 짝지은 세트를 학습하도록 한 다음 학습 직후와 2시간 휴식 뒤에 각각 기억 검사를 받았다. 연구팀은 실험을 두 번 했는데 한 번은 2시간 동안 낮잠을 자게 했고 다른 한 번은 같은 시간 동안 깨어 있게 하고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학습하고 휴식하는 동안 뇌전도 기록을 분석해 학습 중 나타난 반복적 뇌파 진동 패턴과 수면 후 기억에 남은 항목을 대조했다. 분석 결과, 학습 도중 3~8㎐의 세타파를 동반한 단어·사물 쌍은 잠을 자고 난 뒤 더 잘 기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깨어 있는 상태로 2시간을 보낸 경우에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학습 중 세타파 활동이 강할수록 이후 수면 중 느린 뇌 진동(서파)과 수면 방추 사이의 결합이 더 활발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파-방추 결합은 다시 수면 후 더 좋은 기억 성적과 연결됐다.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것을 다 기억한다면 뇌는 금세 과부하 상태에 빠지게 된다. 감정적으로 두드러지거나 앞으로 일에 중요한 사건을 선별적으로 우선 처리함으로써 과거 경험을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데 길잡이로 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타 진동이 뇌가 수면 중에 기억으로 굳힐 경험을 골라내는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신호다. 특정 종류의 정보를 우선시하는 것은 대개 적응에 도움이 되지만, 그것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는 부정적인 정보에 주의 자원을 과도하게 배분하는 반면 긍정적인 경험은 무시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무엇이 최종적으로 기억에 남을지를 좌우하는 뇌의 처리 과정 연구와 우울증처럼 흔한 정신 건강 문제를 이해하고 치료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댄 데니스 영국 요크대 박사는 “뇌가 무엇을 기억할 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무엇을 잊어도 된다고 판단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라면서도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중에 어떤 경험을 처리해 장기 기억으로 만들지 뇌에 지시하는 신경 활동의 특징적 신호를 처음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 “아이 3명 살해한 엄마 응원해” 여성 수백명 모였다… 산후우울증보다 심각한 산후정신병 때문? [월드픽]

    “아이 3명 살해한 엄마 응원해” 여성 수백명 모였다… 산후우울증보다 심각한 산후정신병 때문? [월드픽]

    자녀 살해 혐의 여성 재판날 지지자들 몰려美시스템이 정신질환 관리 못해 범행 주장검찰, 남편 심부름 보내 계획 범죄에 무게 생후 8개월에서 5살 사이 자신의 아이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의 재판이 열리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상급법원 앞에 지난 20일(현지시간) 피고인을 지지하는 여성 수백명이 몰려들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법원 앞에는 ‘린지에게 평화를’, ‘그녀에겐 도움이 필요하다’, ‘믿는다’ 등 문구가 적힌 분홍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대부분 여성이지만 소수의 남성도 있던 약 300명의 지지자들은 피고인인 린지 클랜시(36)에 대한 무죄 판결을 촉구하면서 미국 사회의 정신건강 시스템이 여성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클랜시의 변호인 역시 “피고인이 아이들을 살해한 사실은 부인하지 않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형사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판 중인 자녀 살해 사건은 2023년 1월 24일 매사추세츠주 덕스버리에 있는 클랜시의 자택에서 벌어졌다. 당시 산부인과 간호사로 일하던 클랜시는 운동용 밴드를 이용해 생후 8개월 아들, 3살 아들, 5살 딸의 목을 졸랐다. 두 아이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막내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며칠 뒤 숨졌다. 클랜시는 범행 직후 자택 2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으나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척추를 크게 다쳐 하반신이 영구 마비됐다. 집에 돌아온 남편이 마당에 쓰러져 있는 클랜시를 발견하고 911에 신고했고, 뒤이어 집 안 지하실에서 자녀들을 발견했다. 현지 검찰은 클랜시가 남편에게 아이의 약을 찾아오고 식당에서 저녁으로 먹을 음식으로 포장해 와달라면서 집 밖으로 내보낸 뒤 범행을 저지른 점을 들어 이 사건을 계획적인 살인으로 봤다. 그러나 변호인은 피고인이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앓았으며 그 증세가 훨씬 심각한 산후정신병으로 발전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클랜시는 범행 약 3주 전 정신적 불안 증세와 자살 충동을 호소하며 스스로 한 정신병원을 찾아가 입원 치료를 받았고, 5일간의 입원 후 병원 측은 ‘상태가 호전됐다’며 퇴원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포함해 클랜시는 수개월 동안 정신과, 응급실, 상담 치료 등을 받았고 10여종의 약물을 처방받았으나 미국의 시스템이 그를 구하는 데 실패해 결국 이 사건에까지 이르렀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다. 산후정신병은 출산 후 여성 1000명당 1~2명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인 지지자들 중 전직 간호사였던 72세 여성 잔 자보르스키는 “제 여동생도 출산 후 합병증으로 고생했다. 클랜시가 필요한 치료와 마땅한 보살핌을 받길 바라며, 다른 여성들도 우리처럼 힘을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병원 목사인 쉴라 캐버노는 “제가 클랜시의 손을 잡고 위로해주자 그는 ‘아이들이 안전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며 “저도 ‘아이들은 천국에서 하나님 곁에 있어 안전하다’고 신학적으로 대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5주 동안 이어지고 있는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지난주 평결을 위한 심의를 시작했으나 30일 현재까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클랜시가 자녀 살해 혐의 유죄 판결을 받으면 종신형과 같은 중형에 처해질 수 있고, 무죄 판결을 받으면 석방되거나 정신건강 시설에 수용될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 “갑자기 하고 싶어”…강박적 성행위 유발하는 ‘이 감정’ 정체 [라이프+]

    “갑자기 하고 싶어”…강박적 성행위 유발하는 ‘이 감정’ 정체 [라이프+]

    자신의 성적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공통적으로 ‘이 감정’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권태와 과도한 성행위(강박적이거나 통제할 수 없는 성적 활동을 포함)와 관련한 19개의 연구를 재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중 15개 연구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됐다.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의 71%가 ‘권태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성적 활동을 이용했다고 보고했다. 미국 인디애나대 소속 연구기관인 킨지연구소의 저스틴 에밀러 박사가 ‘심리학 투데이’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반복적인 성생활은 다른 곳에서 성적 자극을 찾으려는 욕구를 부추길 수 있다. 즉 권태로움과 지루함이 또 다른 성욕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성적 행동을 통제할 수 없는 증상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질병분류 ICD-11에서는 ‘충동조절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 범주에 포함돼 있다. 정확한 명칭은 강박적 성행동 장애(CSBD, Compulsive Sexual Behavior Disorder)로, 성적 생각·충동·행동을 반복적으로 통제하기 어렵고, 그 결과 일상생활이나 관계, 직업·학업 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상태를 의미한다. 2024년 성 의학 리뷰에 실린 강박적 성행동 장애(CSBD)와 관련한 국제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루함, 외로움, 불안, 우울증이 성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감정 상태로 드러났다. 예컨대 기분이 좋지 않은 오후를 보내거나 텅 빈 집에 앉아 있을 때, 또는 할 일 없이 3시간가량 시간을 보낼 때 성욕이 폭발하기도 한다. 이는 연인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2025년 미국 과학교육연구저널에 실린 2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적 권태는 파트너에 대한 욕구 감소와 전반적인 만족도 저하를 예측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이를 연구한 독일과 오스트리아 공동 연구진은 강박적 성행동 장애 현상의 원인으로 일상적인 루틴과 소위 ‘성생활의 사소화’를 지적했다. 성관계가 계획된 일이나 해야 할 일 목록에서 체크해야 하는 항목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갈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권태·지루함 등의 감정과도 연결돼 있다. 연구진은 “지루함, 불안 또는 우울감에 시달릴 때 성행위를 찾는 사람은 불쾌한 정신 상태를 중단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루함의 경우 트라우마처럼 임상적으로 심각한 무게감을 지니는 것도 아니고, 중독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감정도 아니다. 그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딱히 하고 싶은 게 없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봐도 더 이상 재미있는 것을 찾을 수 없는 시간에 찾아오는 그런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19개의 연구를 살펴보면 바로 이 ‘평범한 지루함’이 강박적 성행동과 함께 반복해서 나타난다”며 “이는 흔히 ‘성적인 문제’라고 분류되는 행동 중 상당수가 어쩌면 실제로는 할 일이 너무 없고 그 남는 시간을 달리 보낼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 [책꽂이]

    [책꽂이]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장샤오만 지음/허유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 일자리를 찾아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으로 올라온 엄마. 10년 만에 다시 한집에 살게 된 딸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엄마와 끊임없이 부딪힌다. 엄마를 바꿔 보려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결국 엄마의 세계를 제대로 들여다보기로 하고, 미화원으로 일한 뒤 돌아온 엄마의 하루를 휴대전화에 받아 적었다. 이렇게 쓴 900일간의 기록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성장한 중국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들춘다. 2023년 다오펑도서상 ‘올해의 논픽션 작가상’ 수상작. 424쪽. 1만 9500원. 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리처드 사이토윅 지음/김광국 옮김/알레)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들기 직전까지 우리는 각종 스마트 기기와 디지털 스크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저자는 이런 디지털 중독은 개인의 도덕적 결함이나 의지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스마트폰 푸시 알림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부터 집중력과 주의력 상실, 숏폼 중독, 과도한 디지털 스크린 노출에 따른 유사 자폐증 등 신경학적 문제들을 설명한다. 거대 기업들이 우리 뇌의 감정 조절과 충동 조절 회로를 어떻게 마비시키는지도 밝힌다. 500쪽. 2만 6000원. 그 사람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차승민 지음/아몬드) 사교적이고 자신감 있으며 윗사람에게는 싹싹하고 유능하다. 그러나 자신보다 약한 후배에게 폭언과 모욕을 일삼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상대를 거리낌 없이 이용한다. 웹툰 ‘미생’의 성 대리 같은 인물이 주변에도 있을 터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성 대리를 비롯해 ‘슬램덩크’ 강백호, ‘눈물의 여왕’ 홍해인처럼 익숙한 대중문화 속 인물로 자기애성·경계성·의존성 성격장애, 우울증, 중독, 애착 유형까지 우리를 힘들게 하는 13가지 관계에 대해 풀어준다. 224쪽. 1만 7000원. 영화 속 조직 이야기(이창길 지음/문우사) 영화를 통해 조직 이론을 가르쳐 온 저자가 26편의 영화로 조직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영화 ‘대부’와 ‘내부자들’로 조직 내 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 위기는 어떻게 다가오는지 살펴본다. ‘링컨’과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는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권력과 복종은 무엇인지 되돌아본 ‘폴란드 1943’, 다수가 합의에 도달하는 모습을 그린 ‘12명의 성난 사람들’ 등도 소개한다. 다양한 작품들 속 조직의 진짜 모습과 그 이면을 읽을 수 있다. 312쪽. 2만 2000원.
  • “야자수밭 공격·저항 흔적도 없어… 우울증·약물 처방 내역도 없다”

    “야자수밭 공격·저항 흔적도 없어… 우울증·약물 처방 내역도 없다”

    # 106일 만에… 제주경찰청, 장미란씨 실종사건 관련 사실상 첫 브리핑제주에서 지난 5월 실종된 30대 여성 장미란(37)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104일 만에 발견됐다. 시신은 장씨가 장기 투숙했던 숙소에서 직선거리 5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인근 야자수 숲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제주경찰은 실종사건과 관련 집중수색에 나선 것은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23일 오전 긴급 제주 방문을 통해 수사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강도높은 전수조사와 현장 수색을 지시하면서 사실상 시작됐다. 초동 수사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공식 브리핑을 계속 미뤄온 경찰은 지난 5월 12일 실종된 후 106일 만에 시신이 발견된 후 처음으로 비공식 브리핑(백브리핑)을 했다. 다음은 제주경찰청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카나리아 야자수 숲 안에서 발견… 수색했던 곳이지만 숲 속 확인 처음-장미란 씨 시신 발견 경위는. “먼저 이번 사건으로 유가족에게 큰 상심을 안겨드린 데 대해 제주경찰을 대표해 사과드린다. 실종자 수색과 허위 종결 의혹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진행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겠다. 장씨의 휴대전화 최종 기지국 위치가 한림항 쪽으로 계속 고정돼 있었고, 재신고가 들어왔을 때 실종자 안전과 소재 발견이 제일 중요했다. 실종자를 찾기 위한 단서는 기지국 위치였기 때문에 한림항에서 방파제 바닷가 쪽으로 수색을 시작했고 수색 단계 높여가며 범위를 넓혀갔다. 주거지에서 한림항까지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체취견과 드론으로 수색했는데 (발견 당일) 동원된 수색 담당 경찰관이 숲 안에서 발견했다.” -이곳을 처음 수색했나 “수색 범위 안에 포함된 곳이고 수색했던 장소지만, 집중수색때 카나리아야자수 숲 속까지 들어가 확인한 건 처음인 것 같다.” ― 장미란씨의 사인과 사망 시점은. “부검 결과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사인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부검의 구두 소견으로는 목맴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추정된다. 사망 시점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다. 장씨는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외출한 뒤 한림항 주변에서 기지국 신호가 확인됐고 이후 휴대전화가 꺼질 때까지 이동 흔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출 이후 통화 내역이나 생활반응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종합하면 외출 이후 새벽 시간대 사망했을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 시신은 어떤 상태로 발견됐나. “끈이 묶인 상태로 발견됐다. 발이 땅에 닿아 있는 불완전 목맴 형태였고, 앉아 있는 듯한 자세였다. 끈은 야자수의 가지에 묶여 있었으며, 매듭과 높이 등은 현재 정밀 감식 중이다. 야자수농장 주인은 지난 1월 가지치기 한 이후 특별히 농장 관리하진 않은 것 같다.” # 슬리퍼도 그대로 입었던 의류, 속옷도 외출 당시 그대로… 공격·저항 흔적도 없어― 시신 발견 장소에서 타살이나 범죄 피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었나. “현장 감식을 발견 당일과 다음 날까지 정밀하게 진행했다. 시신의 주머니에서 휴대전화와 전자제품이 그대로 발견됐고, 머리띠와 금팔찌, 반지 등 소지품도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슬리퍼도 그대로 신고 있었다. 의류와 내의 역시 외출 당시 상태 그대로였다. 주변 야자수 낙엽도 흐트러지거나 바스러진 흔적이 없었고 저항이나 다툼이 있었던 정황도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 구두 소견에서도 특이 골절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점을 종합해 현재로서는 범죄 피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어 타살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 성폭행이나 약물·독극물 등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나. “현재까지 범죄 피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만큼 관련 감정에 한계가 있다. 휴대전화 등 디지털 포렌식과 현장 감식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할 예정이다.” ― 시신에서 신원 확인은 어떻게 이뤄졌나. “지문은 상당 부분 소실돼 지문으로 바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치아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고, 일부 뼈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으로 보내 DNA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피부 조직 등이 충분히 남아 있지 않아 DNA 채취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 집에 있는 끈과 현장 끈 동일 재질… 타살 가능성 포함 모든 가능성 열어둬― 끈은 어디서 가져온 것으로 보나. “현장에서 발견된 끈은 장씨가 집에 두었던 (특정)끈과 동일한 재질로 보인다. 장씨가 집에서 끈을 가지고 나갔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다만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끈을 직접 들고 나가는 장면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 다른 사람이 끈을 이용했을 가능성은. “현재 확인 중이다. 타살을 위장했을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 장씨의 휴대전화 사용 흔적 없나. “외출 이후 통화 내역이나 뚜렷한 생활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 기지국 신호는 한림항 주변에서 확인된 뒤 큰 이동 없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데이터 사용 기록 등도 확인하고 있으며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 휴대전화가 며칠 동안 켜져 있었던 이유는. “휴대전화가 상당 기간 켜져 있었던 부분과 관련해 제조사(삼성) 측에 기술적 가능성에 대한 자문을 구한 상태다.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 ― 장씨의 노트북이나 태블릿도 포렌식하나. “현재 휴대전화 포렌식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추가 디지털 기기 여부와 필요성은 확인 중이다.” ― 우울증 등 정신과 치료를 받은 기록은 있나. “현재까지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나 관련 약물을 처방받은 내역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5월 12일 외출 이후 목격자나 제보는 없었나. “현재까지 확인된 목격자나 제보는 없다. 외출 이후 휴대전화 사용 흔적도 확인되지 않았다.” ― 장씨와 허위 종결 혐의를 받는 A 경장의 접점은 확인됐나. “현재까지 장씨와 A 경장이 일면식이 있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장씨의 통화 내역에서도 A 경장과 통화한 기록이 없고, A 경장의 휴대전화에도 장씨의 번호가 저장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 경장의 알리바이 등을 포함해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A 경장이 장씨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 허위 종결 당시 상황과 A 경장의 행적 등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 하루 이틀 연락 두절 가끔 있어… 남친 장씨 찾으려 했다는 진술도 있다― 남자친구가 장씨를 사흘 뒤에 신고한 이유는. “남자친구는 장씨가 과거에도 가출했다가 하루나 이틀 뒤 연락한 적이 있어 처음에는 그런 상황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도 장씨를 찾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남자친구를 수사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하고 있다.” ― 남자친구에게 데이트폭력이나 관련 신고가 있었나. “현재까지 확인된 신고 내용은 없다.” ― A 경장이 허위 종결을 한 동기는 확인됐나. “결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답변하기 어렵다.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동기를 포함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 경찰이 A 경장의 허위 종결을 언제 인지했나. “장씨가 재신고된 이후 장씨를 찾는 과정에서 1차 신고 당시 A 경장이 통화했다고 기록한 내용을 확인했다. 이후 통화내역과 위치정보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실제 통화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 근무 환경상 실제 통화가 가능한 방법이 있었는지도 다시 확인했고,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8월 7일 최종적으로 통화내역이 없다는 점을 인지했고, 8월 11일 수사를 의뢰했다.” ―A 경장은 어떤 방식으로 장씨와 통화했다고 주장했나. “기존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단이나 경위는 현재 수사(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다.” ― A 경장의 직위해제와 입건 시점은. “7월부터 여성 관련 사건으로 별도의 수사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대기발령 조치가 있었다. 8월 11일 직위해제됐으며, 같은 날 장씨 사건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 8월 14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 A 경장을 긴급체포한 이유는. “사건의 중대성과 긴급성, 필요성을 종합해 긴급체포 요건이 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상황에서 도주나 극단적인 선택 등의 가능성도 고려했다.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했다. 긴급체포 적법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존중한다.” # 60대 남성 통화했다고 입력한 번호, 실제 실종자 본인 번호와 불일치― 60대 남성 실종사건도 허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나. “112 신고를 허위로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는 종결 사유를 ‘소재 발견’으로 입력해 해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통화했다고 입력한 번호도 실제 실종자 본인의 번호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A 경장이 처리한 298건 가운데 추가 허위 종결 의심 사례는 얼마나 되나. “A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실종 업무를 담당하면서 해제·종결 처리한 사건은 모두 298건이다. 현재 형사과에서 특별전수점검팀을 구성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10여건을 포함해 일부 사건에서 허위 종결이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건수는 전수조사가 끝난 뒤 밝힐 수 있다.” ― 전수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나. “해제·종결 사유를 기준으로 사건을 선별해 확인하고 있다. 신고자에게 직접 연락해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 종결 과정에서 작성된 서류나 단서가 실제 존재했는지도 확인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조사하고 있다.” ― 현재까지 허위 종결이 확인된 사건은 몇 건인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기는 어렵다.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대로 알리겠다.” ― 전수조사 과정에서 본청이나 국회에 추가로 보고한 내용이 있나. “현재까지 본청이나 국회에 298건이라는 숫자 외에 추가적인 조사 결과를 보고하거나 제공한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A 경장이 다른 팀원보다 실종사건을 많이 처리했나. “서부경찰서 실종팀은 4명 정도가 근무한다. 다만 A 경장이 다른 팀원보다 해제 건수가 많았는지는 현재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확인해 보겠다.” # 이번 2건 외 실종사건 중 추가 재신고 여부 있는지 조사중― 장씨 사건 외에 추가로 재신고된 실종 사건이 있나. “현재 확인 중이다. 전수조사의 하나의 테마로 재신고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 실종사건을 종결할 때 별도의 보고 절차가 없었나. “당시 A 경장은 상급자에게 별도로 보고하지 않고 종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야간이나 휴일에는 다음 교대 때 기록해 보고하도록 돼 있는데, 해당 사건에서는 그런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장씨 사건의 최초 실종 신고 당시 어떤 암시 내용이 있었나. “특별하게 암시하는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112 신고 내용과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 장씨 실종 사건의 전담팀은 언제 꾸려졌나. “7월 19일 재신고가 접수된 이후 서부경찰서에서 수사를 이어갔고, 광역수사대 등이 수색을 지원했다. 이후 제주경찰청 차원에서 인력을 증원해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8월 20일부터는 집중 수색에 들어갔다.” ― 장씨를 찾기 위해 영장 신청 등 수사는 어떻게 진행됐나. “재신고 이후 생활반응이 확인되지 않아 통신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고, 영장 신청과 회신 과정 등이 8월 초까지 이어졌다. 이후에도 통신·수색 자료 등을 종합해 소재를 추적했다.” ― 경찰의 허위 종결로 장씨 발견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허위 종결 과정에서 경찰의 실종사건 처리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은 현재 수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장씨의 소재를 찾는 과정에서도 당시 처리 내용과 수색 과정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유가족께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관련 의혹을 철저히 확인하겠다.”
  • [속보] “경찰, 60대 남성 ‘소재확인’ 분류 사건 종결”… 장씨 사망시점 “외출 당일 밤~새벽” 추정

    [속보] “경찰, 60대 남성 ‘소재확인’ 분류 사건 종결”… 장씨 사망시점 “외출 당일 밤~새벽” 추정

    제주에서 실종된 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37)씨의 사망 원인이 부패로 인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을 의심할 만한 뚜렷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범죄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26일 경찰청 기자실에서 열린 장씨 실종사건과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서부경찰서 A(30대) 경장의 수사 상황과 관련한 백브리핑에서 “부검 결과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경찰은 구두 소견상 타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시신에 대한 부검은 전날 오전 8시 30분부터 약 30분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에서 진행됐다. 국과수 본원 소속 법의관 2명도 참여했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외출한 뒤 연락이 끊겼으며 5월 15일 가족이 실종 신고를 했다. 시신은 지난 24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숙소에서 불과 500m채 안 떨어진 인근 카나리아 야자수 농장에서 합동수색 중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장씨는 야자수 나뭇가지에 끈을 묶여 있던 상태였으며 그 끈은 장씨가 외출 당시 집에서 가져온 끈과 동일한 재질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외출 당시 끈을 별도로 챙기는 모습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타살 가능성이 적은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현재까지 몸싸움이나 저항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주변 낙엽이 크게 흐트러지거나 훼손된 흔적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답했다. 또한 장씨의 소지품도 대부분 그대로였다. 주머니 속 휴대전화와 전자제품, 금팔찌 등이 남아 있었고 머리띠와 슬리퍼도 착용한 상태였다. 외출 당시 입었던 옷과 속옷 역시 그대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에서 뚜렷한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고 현장에서도 저항이나 다툼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는 범죄 피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 시점도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장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지난 12일 오후 10시 15분쯤 한림항 인근에서 마지막 변화가 확인됐으며 이후 통화나 휴대전화 사용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장씨가 외출한 12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다만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노트북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해 사망 시점을 판단할 방침이다. 시신 신원 확인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패가 심해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웠으며, 일부 뼈를 국과수 본원으로 보내 DNA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장씨에게 우울증 치료 이력이 확인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씨의 동거남 등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도 진행하며 범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장씨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A경장은 장씨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경장은 장씨와 통화한 뒤 초소의 상관에게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통신내역을 확인한 결과 A경장과 장씨 사이의 통화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A경장이 장씨의 연락처를 별도로 저장하고 있지도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7월 장씨에 대한 재신고가 접수된 뒤 기존 실종사건 처리 과정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A경장의 허위 종결 의혹을 확인했다. 경찰은 A경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두 사람이 서로 일면식이 없으며 특별한 접점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다만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아직까지 허위 종결 처리한 사건은 확인되지 않았고 조사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경찰은 A경장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사건을 종결한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현재 실종사건 담당자는 시스템에서 사건 처리 상태를 변경하고 종결 사유와 종결 코드를 입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경장이 실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고 관련 내용을 입력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사건을 임의로 해제·종결할 수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A경장은 장씨 사건을 ‘교통사고 사상자’ 코드로, 60대 남성 실종사건을 ‘소재파악’으로 분류해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 사건을 비롯해 최근 제주에서 실종 신고 이후 숨진 채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경찰의 실종사건 초동 대응과 관리체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주경찰의 일원으로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와 A경장의 허위 종결 경위, 추가 범행 여부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한편 A경장은 장씨 실종사건 허위 종결 사건과 별개로 지난달 제주서부경찰서 여자화장실에 침입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화장실 천장 등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지문이 다수 발견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경장은 지난달 22일쯤 경찰서 내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소속 여경에게 적발됐다. 당시 A경장은 “화장실이 급했다”, “남자화장실에 휴지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해 빌라 5층서 새끼고양이 4마리 창밖으로 던진 외국인 입건

    김해 빌라 5층서 새끼고양이 4마리 창밖으로 던진 외국인 입건

    경남 김해에서 한 외국인이 새끼 고양이 여러 마리를 창밖에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김해중부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달 김해시 한 빌라 5층에서 새끼 고양이 4마리를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애완동물 가게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생후 약 2개월 된 고양이들을 구매하거나 분양받은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우울증이 있어 기분이 좋지 않으면 고양이를 창밖에 던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는 이 같은 범행을 인지한 뒤 지난 21일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동물보호단체가 제출한 고발장과 A씨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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