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준맹그로브 ‘갯오동나무’… 제주 동부해안서 국내 첫 발견

아열대 준맹그로브 ‘갯오동나무’… 제주 동부해안서 국내 첫 발견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6-05-12 10:55
수정 2026-05-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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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시오 난류 타고 정착 추정
최소 7년 이상 뿌리 내렸을 가능성
정착과정서 제주선 누워서 자라
4월 보라빛 꽃 개화… 6월 학회 보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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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는 지난달 중순쯤 제주 해안 식물상 조사 과정에서 아열대 준맹그로브 목본식물인 가칭 ‘갯오동나무’ 1그루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제공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는 지난달 중순쯤 제주 해안 식물상 조사 과정에서 아열대 준맹그로브 목본식물인 가칭 ‘갯오동나무’ 1그루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제공


국내에서 미기록 준(세미)맹그로브 목본식물인 가칭 ‘갯오동나무’ 1그루가 제주 동부해안에서 첫 발견됐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한반도에서 한 번도 보고된 적 없는 난·아열대성 목본식물로 제주가 아열대 생태계 변화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는 지난달 중순쯤 제주 해안 식물상 조사 과정에서 한반도 미기록 속(屬) 식물인 ‘갯오동나무’(가칭·학명 Myoporum bontioides)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한반도에서는 유일하게 제주 동부해안에서 최소 7년 이상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제주에서는 누워서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무도 꽃도 오동나무와 유사해 가칭 갯오동나무로 이름 붙였다”면서 “6월 한국식물분류학회에 정식 보고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갯오동나무는 현삼과에 속하는 준맹그로브 식물이다. 중국 남동부 해안과 하이난섬, 베트남, 대만 서부, 일본 오키나와·규슈 등 난·아열대 해안 지역에서 자생한다. 최근에는 제주보다 북쪽인 일본 대마도에서도 표류 열매와 어린 개체가 잇따라 발견되는 등 북상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이번 발견은 초본식물이 아닌 목본식물의 분포역이 한반도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일반적으로 나무류는 풀류보다 이동과 정착 속도가 느려 자연 확산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식물을 처음 발견한 문명옥 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갯오동나무의 분포역이 자연스럽게 북상한 것으로 보인다”며 “열매가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제주 해안으로 이동해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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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맹그로브 식물인 갯오동나무가 지난 4월 제주 동부해안에서 개화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제공
준맹그로브 식물인 갯오동나무가 지난 4월 제주 동부해안에서 개화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제공


제주 해안에서 발견된 갯오동나무는 일본 자생지와는 다른 생육 특성도 보였다. 일본에서는 2m 안팎 관목 형태로 자라지만 제주에서는 지면 가까이에서 가지를 넓게 뻗는 형태를 보였다. 일부 잎과 가지가 말라 죽는 현상도 확인돼 보전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된다.

갯오동나무처럼 바닷물 영향을 직접 받는 맹그로브류 식물은 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난 대표적 ‘블루카본’ 자원으로 평가된다. 소나무보다 최대 3배 높은 탄소 저장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안 침식을 막는 자연 방파제 역할과 함께 해양생물 서식처, 철새 기착지 기능도 수행한다.

김형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발견은 기후변화 최전선에 있는 제주에서 생물종 변화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제주 자연생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지역 기온 상승세도 뚜렷하다. 제주지방기상청의 ‘2025년 제주도 연 기후특성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연평균 기온은 17.3도로, 202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세줄 요약
  • 제주 동부해안서 미기록 준맹그로브 발견
  • 최소 7년 이상 정착한 목본식물 확인
  • 기후변화로 아열대 식물 북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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