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이 큰 탈 없이 지나간 아침
AZ 2차 접종을 하고 누웠는데
구례 지나는 길이라며 점심을 함께하자는 벗의 전화에 우산을 받쳐 들고 나섰다
식사 후에 비 내리는 화엄사 경내 한 바퀴 돌아 구층암에 올라
덕제스님 죽로차 대접을 받고 내려와 벗을 보냈다
모우전구冒雨翦韭
비가 와도 부추를 솎아 친구를 대접한다는 옛말도 있으니
백신 맞은 사람이 비 맞고 싸돌아다닌다는 잔소리쯤은 들어도 괜찮다
아침에 카페 ‘짙은’에서 시를 쓰고 강을 따라 걸어가는데 목이 살살 아프다. 콧물도 좀 나온다. 약국에서 자가검진 키트를 구입했다. 나도 착한 사람의 대열에 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곽재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