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팍팍 뛰는데… 예금금리는 왜 ‘게걸음’이죠?

대출금리 팍팍 뛰는데… 예금금리는 왜 ‘게걸음’이죠?

황인주 기자
황인주 기자
입력 2021-11-24 22:08
수정 2021-11-25 04: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기준금리 0.25P 인상 4개월 뒤인 9월 기준
대출금리 0.82%P 뛸 때, 예금 0.1%P 올라
“기준금리 내려갈 땐 예금금리 대폭 인하”
은행 이자 수익에 연말 예적금 특판 실종

이미지 확대
시중은행이 기준금리 변동기를 이자 수익 극대화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릴 땐 예금금리를 왕창 내리고 대출금리는 소폭 내리는 방식으로, 기준금리가 오를 땐 반대로 대출금리를 대폭 올리고 예금금리를 찔끔 올리는 꼼수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에 따른 수조원대의 이자 수익을 두둑이 챙기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은행은 더더욱 많은 이자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2018년 11월 1.75%에서 지난해 5월 0.50%로, 제로 금리로 곤두박질쳤을 때 대출금리(신용 기준)는 4.56%에서 3.33%로 1.23% 포인트, 예금금리는 1.96%에서 1.07%로 0.89% 포인트 떨어졌다. 수치상으로는 대출금리 인하폭이 약간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감소 비율을 보면 대출금리는 26.97% 떨어진 반면 예금금리는 45.40%나 급락했다.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두 배 가까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기준금리가 인상됐을 땐 정반대의 결과가 벌어졌다. 지난해 5월 0.50%에서 올 8월 0.75%로 0.25% 포인트 인상됐을 때 대출금리는 3.33%에서 3.97%로 0.64% 포인트나 급등했지만 예금금리는 1.07%에서 1.03%로 오히려 0.04% 포인트 줄었다. 9월 기준으로 보면 대출금리는 0.82% 포인트(3.33%→4.15%)나 더 치솟았지만 예금금리는 고작 0.1% 포인트(1.07%→1.17%) 올랐을 뿐이다. 예금금리는 눈에 띄지도 않게 올리고 대출금리는 폭탄 수준으로 올리면서 예대마진에 따른 수익을 대거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은행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예금금리를 덥석 올리지 않는다”며 “시차를 두고 올리되 인상폭도 최대한 줄이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연말 연초면 등장하던 예적금 특판도 시중은행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9월까지 은행의 특판 예적금 판매 금액은 3조 2675억원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예금을 유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유동성 자금이 많아서 굳이 특판까지 해서 예금을 끌어모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21-11-25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