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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이 한 병이면 ‘뷰’가 더 맛있어진다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이 한 병이면 ‘뷰’가 더 맛있어진다

심현희 기자
입력 2021-08-19 17:34
업데이트 2021-08-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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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가 추천하는 호캉스 와인

산미 있는 가벼운 와인 여름에 제격
해산물엔 파도 소리와 화이트 와인
밤 되면 레드와인으로 무드 즐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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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파라다이스호텔 소믈리에들이 추천한, 창문 넘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기 좋은 와인들. 왼쪽부터 알리시아 피노누아, 로소 디 몬탈치노 산지오베제, 스페인 화이트 와인 파조 데 세오안 로살.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소믈리에들이 추천한, 창문 넘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기 좋은 와인들. 왼쪽부터 알리시아 피노누아, 로소 디 몬탈치노 산지오베제, 스페인 화이트 와인 파조 데 세오안 로살.
“오션 뷰냐, 마운틴 뷰냐. 아니면 시티 뷰를 고를까.”

팍팍한 도시를 떠나 달콤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휴가지의 숙소를 고르는 건 누구나에게나 찾아오는 고민거리입니다. 위치와 룸서비스, 어메니티, 부대시설 등 각자 선택의 기준은 다를 겁니다.

주당에게는 숙소의 창문 넘어 펼쳐지는 풍경이 선택 기준의 최상에 있을 겁니다. 구름처럼 폭신한 호텔 방 침대에서 파란 산과 에메랄드빛 바다를, 또 해 질 녁 검붉은 저녁 노을을 안주 삼아, 기분 좋게 취하는 것만큼 여유로운 휴식이 있을까요.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합 금지가 강화되면서 숙소 안에서 머물러야 하는 시간은 더 늘어났습니다. 어떤 술을 선택해야 후회 없는 휴가로 남을 수 있을까요. 부산 해운대의 파라다이스호텔 소믈리에들에게 “휴가지 호텔방에 들고 갈 단 한 병의 와인을 골라 달라”고 했습니다. 이 호텔 2층에 있는 ‘닉스 그릴 앤 와인’ 레스토랑은 다양한 지역과 빈티지로 채운 400여종 이상의 와인리스트를 보유해 와인계의 ‘미슐랭 가이드’라 불리는, ‘와인 스펙테이터’로부터 ‘2글라스’ 등급을 획득한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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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호텔 방에 들고 갈 단 한 병의 와인을 꼽아 달라는 질문을 받은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의 정대근(왼쪽), 배지은 소믈리에가 호텔 2층 닉스 그릴 앤 와인 레스토랑에서 각각 자신이 추천한 와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휴가철 호텔 방에 들고 갈 단 한 병의 와인을 꼽아 달라는 질문을 받은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의 정대근(왼쪽), 배지은 소믈리에가 호텔 2층 닉스 그릴 앤 와인 레스토랑에서 각각 자신이 추천한 와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리야스식 해변 떠올리며… 화이트 와인

소믈리에들은 공통적으로 여름철 휴가지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마시기 편한 ‘산미가 있고, 가벼운 와인’을 선택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정대근(37) 소믈리에는 시원한 여름 바다 풍경엔 뭐니 뭐니 해도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라면서 스페인 리야스 바이야스 지역의 토착 품종 ‘알바리뇨’를 주로 사용해 만든 화이트 와인 ‘파조 데 세오안 로살’(Pazo de Seoane Rosal)을 추천했습니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 위치한 리야스 바이야스는 학창시절 지리 교과서에 등장해 익숙한 ‘리야스식 해변’의 바로 그 지역입니다. 무겁고 강렬한 스페인 와인과 달리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가볍고 섬세하며 신선한 과일 향이 가득해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테이블 위에 갓 떠온 ‘회’를 비롯한 해산물을 펴 놓고 벌컥벌컥 들이키기 ‘딱’이랍니다. 정 소믈리에는 “화이트 와인을 대표하는 품종인 소비뇽블랑, 샤도네이 등에 질린 분들에게 특히 이 와인을 권한다”면서 “풍부한 미네랄리티와 새콤한 과일향을 갖춰 소비뇽블랑과 샤도네이 품종의 매력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누구나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여름 밤에 어울리는 가벼운 피노누아

정 소믈리에와 함께 이 레스토랑의 와인리스트를 책임지고 있는 배지은(29) 소믈리에는 화이트 와인으로 한가로운 낮 시간을 보낸 뒤 밤에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레드 와인‘과 함께 휴가지의 무드를 즐기라고 조언했습니다. 배 소믈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센트럴코스트 지역 ‘피노누아’인 알리시아(Alicia)를 ‘강추’했는데요. 이 와인은 값비싼 프랑스 부르고뉴 고급 피노누아보다는 복합미가 다소 떨어지지만 대신 과실향이 풍부하고 맑아 샌드위치, 햄버거, 볶음밥 등 간단히 즐기는 호텔 룸서비스 음식과 고루 잘 어울린답니다.

마지막으로 휴가 마지막 날 ‘스테이크’ 등 고기 요리와 함께 화려한 밤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두 소믈리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로쏘 디 몬탈치노’를 권했습니다. 체리, 딸기 등의 향이 나며 탄닌이 부드러워 스테이크, 삼겹살, 양고기 등 모든 고기 요리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소스처럼 녹아듭니다.

글/사진 부산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21-08-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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