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악명 떨친 그놈의 습격…미국가재가 영산강 점령?

전세계 악명 떨친 그놈의 습격…미국가재가 영산강 점령?

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입력 2022-10-05 12:19
수정 2022-10-0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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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일대 토종생태계 위협하는 미국가재 비상
나주·함평 퇴치량 9733마리 지난해보다 2배 급증
환경부, 포식·번식력이 강해 ‘침입외래생물’ 지정
토종어종 포식·물곰팡이유발로 생태계 교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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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는 미국가재.
영산강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는 미국가재.

전남 나주·함평 지역에서 생태계 교란종인 ‘미국 가재’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어서 대책이 시급하다.

5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나주·함평에서 발견된 미국 가재는 모두 9733마리다. 지난해 3903마리가 발견됐으니 2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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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남평읍 오계리 지석천 일원에서 채집된 길이 20㎜의 어린 미국가재(붉은 원 안). 국립생태원 제공
나주 남평읍 오계리 지석천 일원에서 채집된 길이 20㎜의 어린 미국가재(붉은 원 안). 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미국가재는 전 세계에 악명을 떨친것으로 유명하다”면서 “유럽에선 ‘가재 곰팡이병’이란 전염병을 퍼뜨려 토종 가재 멸종위기와 농작물에 피해를 끼쳤다”면서 “미국가재가 특유의 번식력으로 서식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곰팡이를 전염시키거나 기생충을 매개하는 등 유해성이 크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국 가재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수온이 높아지면 굴을 파는 습성이 있어서 논둑에 구멍을 내 농사에 피해를 주고 토종 가재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청은 영산강 일대 주요 하천에 미국 가재의 서식 여부와 퇴치에 집중하고 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국립생태원의 정밀조사를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환경부는 2019년 10월 육식성인 미국 가재가 수중생태계를 교란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했다.

이후 2019년에 2,664마리, 2020년 223마리, 지난해 3,903마리를 퇴치했지만 올해 8월까지 9,733마리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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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일대에서 잡은 미국가재들. 영산강유역환경청제공
영산강 일대에서 잡은 미국가재들. 영산강유역환경청제공
미국 가재가 국내 생태계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서식 범위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미국 가재는 1990년대 관상용이나 식용으로 들어왔다가 국내 하천에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산지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이며, 몸 길이는 15㎝ 정도까지 자라 토종 가재보다 훨씬 큰 편에 속한다. 몸 색깔은 붉은색을 띠고 있다.

미국 가재는 ‘가재 페스트’라 불리는 곰팡이균을 품고 있어서 토종 갑각류에 전염시켜 생태계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또 둑이나 제방에 굴을 파고 사는 습성 때문에 식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현재 국내에선 뉴트리아와 붉은귀거북, 배스, 블루길, 황소개구리 등이 대표 생태교란종으로 분류된다. 뉴트리아는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붉은귀거북과 배스, 블루길 등은 전국 하천에서 번식 중인 상황이다.

다만 1990년대 전국의 수생태계를 뒤덮었던 황소개구리는 새로운 포식자가 등장한 데다 먹이 부족에 따른 동종 포식, 근친교배, 지속적인 포획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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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이 지난달 생태계교란 생물인 미국가재 퇴치 현장을 방문해 퇴치작업을 하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김승희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이 지난달 생태계교란 생물인 미국가재 퇴치 현장을 방문해 퇴치작업을 하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해 생태계교란 생물 퇴치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면서 “ 생태계교란 생물의 강한 번식력으로 인해 퇴치가 쉽지 않은 만큼 민간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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