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그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자 사람들이 주막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산적이 무서워 날이 밝으면 산을 넘겠다고 하는 장사꾼들이었다. 그때 한 쪽 구석에서 홀로 술을 마시던 남자가 일어나더니 산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이 모두 말렸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사람이 무슨 무모한 짓이오.”
그러자 그는 담담히 이렇게 말한 뒤 어둠속 고갯길로 사라졌다.
“오늘이 그 산적들 칼 갈아 주는 날이오.”
●딱 두번
첫날밤을 치른 신랑이 심각한 표정으로 신부에게 물었다.
“자기 혹시 나 말고 다른 남자랑 사귀었던 것 아냐?”
신부는 펄쩍 뛰었다. 신랑은 웃으며 달콤한 말로 신부를 설득했다. 그러자 신부가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실, 딱 두 번 있었어요.”
“그럴 수도 있지. 어떤 남자였는데?”
신부가 대답하자 신랑은 뒤로 까무러쳤다.
“한번은 축구팀, 또 한번은 오케스트라.”
2008-01-0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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