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이 그림] 클림트 ‘프리차 리들러 부인의 초상’

[아하! 이 그림] 클림트 ‘프리차 리들러 부인의 초상’

윤창수 기자
입력 2007-07-10 00:00
수정 2007-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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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션스13’에서 카지노 주인으로 나오는 앤디 가르시아의 사무실 벽에 걸려 있던 그림 기억나시나요. 클림트의 ‘프리차 리들러 부인의 초상’이란 작품입니다. 지난해 1억 3500만달러에 팔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기록된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부인의 초상Ⅰ’과 분위기가 비슷하지요.

프리차 부인의 초상은 아델레 부인의 초상이 완성되기 직전인 1906년 그려졌습니다. 두 작품 모두 ‘시녀들’에 나오는 벨라스케스의 마리아 테레사 공주의 초상화에 자극받은 것이라고 하네요.

프리차 부인이 앉아 있는 의자의 누군가를 노려보는 듯한 무서운 눈은 이집트의 상징주의 도안에서 빌려 왔다고 합니다. 장식적인 클림트의 초상화는 다음해 그려진 아델레 부인의 그림에서 황금색으로 더욱 화려하게 절정에 이르지요.

영화 속 앤디 가르시아의 집무실에 클림트의 그림이 걸리게 된 것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에서 영화의 대부분이 촬영됐기 때문입니다.MGM사의 간부 사무실에 걸려 있던 그림이 그대로 영화에 노출된 것이지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의 작가가 그린 작품이 자신의 머리 뒤에 걸려 있다면, 조선시대 용상 뒤를 장식했던 ‘일월오봉도’처럼 자연스레 권위와 카리스마를 표현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기업들도 최고경영자 집무실에 거는 그림을 수개월마다 바꿀 정도로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CEO의 머리 뒤에 걸린 그림이 바로 회사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도 있으니까요. 한 미술평론가는 때문에 철학적인 선과 점의 이우환 작품이 CEO 집무실에 걸기에는 제격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난해한 추상 작품이 결재받으러 온 직원들에게 자연스레 카리스마를 뿜어낼 수 있을거라나요. 덕분에 작가는 마뜩지 않아 하지만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이우환의 작품값이 상승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7-07-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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