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중의원 선거분석] 점령기 탄생한 ‘평화헌법’... 어디까지 어떻게 바뀔까

[日중의원 선거분석] 점령기 탄생한 ‘평화헌법’... 어디까지 어떻게 바뀔까

도쿄 명희진 기자
입력 2026-02-09 16:08
수정 2026-02-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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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명문화·군사역할 확대 가시권
국민투표·참의원 구도 현실 추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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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대원들이 2018년 10월 14일 일본 도쿄 인근 아사카에서 열린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 대원들이 2018년 10월 14일 일본 도쿄 인근 아사카에서 열린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중의원 압승으로 개헌 추진 동력을 확보하면서 전후 일본의 국가 정체성을 규정해 온 ‘평화헌법’ 체제 수정 가능성이 현실권에 진입했다. 자민당이 추진하는 자위대 존재 명문화와 군사 역할 확대가 제도화될 경우 일본은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80여 년 만에 사실상 ‘전쟁가능국가’로 나아가게 된다.

현행 일본 헌법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군 점령기인 1947년 시행됐다. 연합군 최고사령부(GHQ) 주도로 작성된 초안에서 출발해 이른바 ‘맥아더 헌법’으로 불린다. 헌법 9조는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 교전권 부정을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의 군사 활동을 제한하는 핵심 조항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자위대를 ‘군대가 아닌 조직’으로 해석해 운용해 왔다.

다만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해석과 법률 개정을 통해 활동 범위는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현재 자위대는 일본 방어 목적의 무력 사용을 기본으로 제한적 집단자위권 행사,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참여, 미군 지원 중심의 후방 임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전면적 교전 참여나 광범위한 무력행사에는 법적 제약이 존재한다.

개헌 시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자위대 존재의 헌법상 명문화다. 이렇게 되면 집단자위권 행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동맹국 공격 시 대응 범위가 넓어지면서 미일 연합 작전 참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후방 지원 중심 역할에서 작전 참여까지 해외 군사 파병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다만 자민당은 ‘전쟁 포기’라는 일본 평화헌법의 골격은 유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자민당과 유신회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연립정권을 구성하면서 향후 개헌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당은 당시 합의서에서 헌법 9조와 긴급사태 조항 관련 개정을 위해 조문 기초(起草·초안을 잡음) 협의회를 설치하고, 국회 헌법심사회에도 조문 기초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자민당은 총선 이후 중의원 헌법심사회장 자리를 탈환해 헌법 개정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개헌 현실화까지는 정치적 관문이 남아 있다. 헌법 개정은 국회 발의 이후 국민투표 통과가 필요하며, 참의원 의석 구도 역시 결정적 변수다. 참의원은 아직 여소야대다. 현재 자민당과 유신회 의석수는 전체 248석 중 120석으로 과반에 못 미친다. 국민민주당과 참정당 의석수를 합해도 3분의 2를 채우지 못한다. 이에 최소 2028년 참의원 선거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외 변수도 양면성을 띤다.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일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은 일본 내 안보 위기의식을 자극해 개헌 명분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역내 군사 균형에 대한 우려가 확대될 경우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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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개헌을 “아베 전 총리의 유산이자 일본 보수의 숙원”이라고 규정하며 ‘아베 계승자’를 자처하는 다카이치 총리가 개헌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2028년 참의원 선거를 거치며 정권 동력이 약화될 수 있고, 헌법 인식을 둘러싼 정당 간 간극도 커 현실적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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