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재래식 병력과 무기가 소진되면 서방에 대해 핵무기 사용 위협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국방부 국방정보국(DIA)이 분석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DIA 국장인 스콧 베리어 중장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경제 제재는 러시아의 현대식 정밀 유도무기 생산능력을 위협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재래식 전력이 약화하면서 러시아는 서방에 신호를 보내고 국내외에 힘을 과시하기 위해 핵 억제력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러시아 병력이 약화하고 현대식 무기가 줄어드는 가운데 러시아는 계속되는 경제 제재로 장기적 경기침체와 외교 고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 핵무기 경보 상태를 높여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지난달 27일 “서방이 러시아에 우호적이지 않은 조처를 하고 있다”며 핵무기 운용부대에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베리어 중장은 이에 대해 “긴급 상황시 더 높은 경계 상태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게 준비를 강화하라는 것”이라며 “이는 적들을 위협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상대가 종전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 전술, 비전략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은 창고 건물의 불을 끄고 있다. AP 연합뉴스
앞서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한때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핵분쟁 가능성이 이제 가능한 영역으로 다시 들어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핵 태세 강화 지시에 대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뼈까지 으스스해질 정도로 오싹했던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우연이든 고의적이든 추가적인 전쟁 확대는 모든 인류를 위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민들이 러시아군 포격을 받아 파괴된 건물 잔해가 널린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점령하기 위해 무차별 공격을 퍼부어 사상자와 민간 시설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