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혹은 오만’…野의원에 ‘역공’하는 아베 국회답변

‘자신감 혹은 오만’…野의원에 ‘역공’하는 아베 국회답변

입력 2016-02-15 11:21
업데이트 2016-02-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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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 예산위원회는 예산 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대해 주로 야당의원들이 내각을 추궁하는 자리다. 그러나 최근 예산위에서는 거꾸로 총리가 야당의원들을 몰아세우는 장면이 잇따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중의원 예산위 회의에서 최근 사임한 측근 각료가 업자로부터 받은 자금이 정책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질문받자 “영향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하라”며 “나는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아베 총리는 질문자인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를 노려보며 “무책임한 비방·중상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그 다음날인 4일 아베는 오구시 히로시(大串博志) 민주당 국회대책 부위원장과 개헌 문제에 대해 공방을 주고받을 때 “(민주당에서 개헌 초안은) 전혀 나오질 않고 있다”며 “(초안을) 한번 내 보라”고 핀잔을 줬다.

또 같은 날 마쓰노 요리히사(松野賴久) 유신당 대표로부터 국회의원 정수 줄이기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질문이 오직 정수 삭감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뿐이다”며 짜증을 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일 중의원 예산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의 ‘방송 통제’ 발언에 대해 추궁받자 “다카이치 총무상에게 물어보라”며 “(그를 예산위에) 부르지 않는 것은 다카이치 총무상과의 논쟁을 싫어하기 때문이냐”고 역공했다.

닛케이는 아베 총리가 ‘반문’을 통해 공수의 입장을 역전시키는데 능숙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또 답변의 억양, 상대와의 ‘눈 맞추기’, 팔을 흔드는 모습 등에서 강력한 자신감이 엿보인다는 평가도 소개했다.

2006∼2007년 사이 1년 단명 정권의 아픔을 딛고 재집권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ㆍ2001∼2006년 집권) 이후 가장 강력한 정권을 구축한 관록이 답변 태도에서 나오는 자신감과 노련미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런 반면 아베의 답변 태도가 오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상대 의원이 질문을 채 마치기도 전에 답하는 등의 태도에 대해 니혼(日本)대학 예술학부의 사토 아야코(佐藤綾子) 교수는 “상대 의원을 라이벌로 보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 시청자에게 전달되고 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닛케이는 아베 총리의 말 하나로 ‘공수’(攻守)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측근 각료였던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경제재생담당상의 불명예 사임(1월 28일) 후에도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총리의 과도한 자신감이 초래한 ‘실언’은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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