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이쑤시개 규정’ 실효성 논란

美 의회 ‘이쑤시개 규정’ 실효성 논란

안동환 기자
입력 2007-01-31 00:00
수정 200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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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의원 제공음식 생굴 OK·굴 파스타 NO

“생굴은 먹어도 되지만 굴이 들어간 파스타는 금지됩니다.” 미국 의회가 쏟아내고 있는 새 윤리규정이 워싱턴 정가의 ‘로비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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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이른바 ‘이쑤시개(toothpicks)’ 규정 등 현실보다 명분만 앞세운 생색내기 규정들이 실효성 논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규정이 로비스트가 의원들에게 제공하는 식사와 고급 요리를 제한한 것.‘로비의 천국’ 워싱턴에서 ‘이쑤시개’ 규정으로 명명된 새 윤리다. 포크나 나이프 등으로 먹는 요리는 식사에 해당돼 금지된 것이다. 서서 이쑤시개로 찍어 먹는 ‘스탠딩 요리’는 가능하다. 이쑤시개 사용법에 따라 사각지대가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매년 의원들을 상대로 리셉션을 주최했던 수산업협회는 올해 메뉴에서 굴 파스타를 제외했다. 대신 생굴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원이 채택한 항공여행 제한 규정도 도마에 올랐다.

기부금 행사를 제외하고 의원들은 모든 행사에 참석할 때 자가용이나 임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게 금지됐다. 기업이나 로비스트들이 제공하는 항공 편의를 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곧바로 편법이 나오고 있다. 지역구 관리 등 이동이 잦은 의원들이 헬리콥터를 임대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새 윤리규정엔 날개가 있는 항공기 사용만 규제했다. 의원들은 헬기가 예외라고 주장하고 있다.

매년 미국육류협회(AMI)와 대표적인 동물보호단체의 연례 행사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육류협회는 육류 소비를 위해 의원들을 초대,‘핫도그 데이’ 이벤트를 연다.AMI의 행사에는 로비스트와 함께 은퇴한 유명 야구선수들이 돈을 받고 특별 손님으로 참석한다. 이는 윤리 규정에 위배된다.

반면 같은 날 열리는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 모임’인 PETA는 ‘플레이보이 여성 모델’을 자원봉사자로 쓰기로 했다.

수영복 차림의 플레이보이 모델이 미 의원들에게 채소로 만든 핫도그 1000개를 제공하는 이색적인 행사. 의원들의 주목도 끌겠지만 무엇보다도 교묘하게 윤리규정의 허점을 이용,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현재 워싱턴 DC에 등록된 로비스트는 2만 5000명을 웃돈다. 한해 로비 자금만 20억달러가 넘는다.

WSJ는 의회가 윤리규정 강화라는 명분에만 집착, 현실과 동떨어진 무리한 규정을 쏟아내면서 의원도 로비스트들도 새로운 규정을 이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정치 1번지 워싱턴의 요즘 풍속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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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7-01-3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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