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미국 국무부 핵심 참모의 목이 달아났다. 유대계 로비단체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란 관측이 많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중동문제 상담역으로 활동했던 필립 젤리코 보좌관이 최근 국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리코 보좌관은 최근 라이스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가족과 직업상의 문제로 봉직했던 버지니아 대학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젤리코 보좌관은 지난 9월 근동(Near East)정책학회 연설에서 “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랍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에 중요한 진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해 이스라엘과 미국 유대인 사회를 뒤집어 놓았다.
파문이 확산되자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유대인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 했다.530만명에 이르는 미국내 유대인들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젤리코의 사표 수리 과정에 유대인들의 입김이 작용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워싱턴에서는 임기를 채우고 떠나는 공직자가 원래부터 드물다.”고 부인했다. 젤리코 보좌관은 지난해 이라크를 방문한 뒤 이라크 전쟁이 ‘파국적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가 이것이 밥 우드워드 기자의 책 ‘부인하는 국가’에 인용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2006-11-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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