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

‘우주전쟁’

입력 2005-05-20 00:00
수정 2005-05-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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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자국 인공위성 등을 보호하기 위해 우주를 현재 개발중인 무기들의 발사대로 사용하는 정책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스타워즈’를 연상케 하는 제2의 군비경쟁을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는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구상이 사실상 우주에 방어·공격용 무기를 배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고 미국이 이를 강행할 경우 실력행사로 대응할 것이라고 즉각 경고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중국 역시 미국의 우주 선점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미 “‘우주 진주만사태’ 막자”

뉴욕타임스는 백악관과 국방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 공군이 이른바 ‘우주 진주만사태’를 피하기 위해 우주에서 각종 무기를 발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안을 마련,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번 주 안에 재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새 대통령령은 2001년 도널드 럼즈펠드 당시 국방장관 지명자가 주도한 위원회에서 “군은 대통령이 우주에 무기를 배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한 데 따라 성안됐다.

신문은 군 우주선에 정밀 유도무기를 탑재, 지구 반바퀴를 45분 만에 돌아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는 ‘글로벌 스트라이크’계획, 텅스텐과 우라늄 등으로 만들어진 실린더를 우주에서 시속 1만 1500㎞로 떨어뜨려 소형 핵무기와 같은 파괴력을 갖춘 ‘신의 회초리’구상, 궤도선회 거울이나 고공 비행선에서 치명적인 레이저 광선을 발사하는 방안 등이 미 공군에서 검토하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소개했다.

미 공군은 이미 지난 4월 정찰 및 통신위성을 교란할 수 있는 XSS-11 마이크로 위성을 발사한 바 있다.

백악관 “아직 검토 중인 사안”

보도가 나가자 즉각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996년 빌 클린턴 정부가 마련한 내용을 보완하는 정책 검토가 진행 중”이며 “인공위성 등 우주 장비의 주권과 통행권을 보장하기 위한 구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나라 이름을 적시하지 않은 채 “여러 나라들이 우리의 우주 장비를 위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 노력해 왔다.”며 “부시 대통령 역시 우주 자산이 보호받을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 무기 배치를 의도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싱크탱크인 국방정보센터(CDI)의 테레사 히친스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우주의 전사가 되길 꺼려하던 입장을 바꾸고 있으며 이것이 새 우주정책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중국 “절대 반대”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워싱턴 주재 러시아 참사관은 18일 파이낸셜타임스와 회견에서 “러시아는 우선 이번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실력행사가 당장의 의제는 아니지만 미국과의 협상결과에 따라 대응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럴 킴벌 군비축소협회(ACA) 사무총장은 “자산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논리는 결국 역효과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9일 “우주에 군사무기를 배치하는 데 반대하며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국제법 제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5-2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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