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선관위 ‘선거 휴직’

[씨줄날줄] 선관위 ‘선거 휴직’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4-05-02 03:05
수정 2024-05-0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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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0 총선 때의 이야기다. 사전투표를 하려고 투표장인 동네 공공 도서관에 갔더니 유권자 줄은 길기만 했다. 게다가 봄볕은 매우 따가웠으니 가슴속 갚숙한 곳에서는 ‘오늘 말고 본투표일에 할까’ 하는 마음이 꿈틀거렸다. 그럼에도 ‘그날은 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줄을 섰다.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데 한 청년이 다가와 “이 동네 사세요? 아니면 다른 곳에서 오셨나요?” 하고는 일일이 묻는 것이었다. 도서관 입구 쪽으로 눈을 돌렸더니 ‘관외 투표자’라 써 붙인 곳에선 기다리지 않고 투표를 하고 나오는 모습이었다. 청년은 ‘다른 지역 주민이라면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에게 “선관위 직원이냐”고 물었더니 “주민센터 공무원”이라고 했다. “일일이 안내하기 고생스럽겠다”고 했더니 “선거 때면 어쩔 수 없다. 본투표 날은 투표장 철거까지 해야 집에 갈 수 있다”며 웃는 것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은 선거 때 당연히 바쁘겠지만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선거 관리에 투입된 공무원은 서울만 2만 4295명에 이른다. 25개 자치구를 포함한 전체 서울시 공무원 4만 6000명 남짓 가운데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사실상 지자체의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각종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선거에서 아무런 권한도 없는 지자체 공무원은 선관위 직원의 보조 역할에 머문다.

아랫사람 부리는 듯한 선관위 직원의 태도는 고압적이어서 지자체 공무원의 근무 의욕은 낮기만 하다. 선거 투입에 따른 대체휴일도 관련 규정 개정으로 지난 총선부터 간신히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경험한 결과 선관위의 선거 준비 자체가 허술한 것이 더 걱정이라고 지자체 공무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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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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