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하얀나비/강동형 논설위원

[길섶에서] 하얀나비/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06-01 22:48
수정 2016-06-0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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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인간과 가장 친숙한 곤충 가운데 하나다. 그의 날갯짓은 중력과 사투를 벌이는 것 같아 안쓰럽다. 호랑나비, 노랑나비, 흰나비 등 나비는 색깔과 크기가 다양해 지구상에 20만종이나 서식한다고 한다.

유월의 정오. 땡볕이 내리쬐는 광화문광장 사거리 횡단보도 위에서 하얀 나비 한 마리가 힘겹게 날갯짓을 하고 있다. 사람을 이리저리 피하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하얀 나비의 곡예비행을 한동안 지켜봤다. 김종길 시인의 ‘바다로 간 나비’처럼 청계천을 찾아 나선 것일까, 아니면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스친다.

횡단보도에서 만난 나비가 하얀 나비가 아니라 호랑나비였다면 눈길을 끌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특정 사물을 보면 연상되는 게 있기 마련인데 내게는 하얀 나비만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어머니다. 언제부터인지,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하얀 나비의 이미지가 어머니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소시민의 일상에서 어제도 그제도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잠시 잊고 있었다. 광화문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하얀 나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6-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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