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서산대사의 선시(禪詩) ‘눈길을 밟으며’가 생각난다. “눈 덮인 벌판을 지날 때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 발자국은 뒷사람들의 길이 된다.”는 내용이다. 읽을수록 ‘처신을 바로 하라.’는 경구를 눈에 빗대어 참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눈이 펑펑 내린 엊그제 회사 근처 사무실에 들렀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니 귀퉁이에 붙어 있는 ‘금주의 명언’이 눈에 쏙 들어왔다. “당신이 올라갈 때 사람들에게 잘하세요. 왜냐하면 내려올 때도 그들을 다시 만날 것이므로.” 미국의 극작가 윌슨 미즈너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일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 다시 마주쳐 조금 전 올라가면서 뭐 잘못한 게 없나하고 돌아봤다.
동양과 서양에서 300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경구가 나온 것이 신기하다. 밖으로 나오니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지만 두 사람의 말이 생각나 발걸음을 떼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눈 내린 날에는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눈이 펑펑 내린 엊그제 회사 근처 사무실에 들렀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니 귀퉁이에 붙어 있는 ‘금주의 명언’이 눈에 쏙 들어왔다. “당신이 올라갈 때 사람들에게 잘하세요. 왜냐하면 내려올 때도 그들을 다시 만날 것이므로.” 미국의 극작가 윌슨 미즈너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일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 다시 마주쳐 조금 전 올라가면서 뭐 잘못한 게 없나하고 돌아봤다.
동양과 서양에서 300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경구가 나온 것이 신기하다. 밖으로 나오니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지만 두 사람의 말이 생각나 발걸음을 떼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눈 내린 날에는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2-12-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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