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정책 혼선 조기 레임덕 부른다

[사설] 국가정책 혼선 조기 레임덕 부른다

입력 2015-02-01 23:52
수정 2015-02-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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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내각과 청와대 간 정책 협의와 조율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말정산 논란과 건강보험료 개선 백지화 과정에서 노출된 정책 혼선과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거센 비판이 직접적인 신설 배경으로 보인다.

정책의 수립-집행-변경-발표 과정에서 조율과 조정을 거쳐 정책 성과의 극대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내각에서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 국무조정실장이, 청와대에서는 정책조정수석과 홍보수석, 경제수석이 고정 멤버로 나온다. 사안마다 주무 장관과 수석이 추가로 참석하는 ‘6+2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여러 부처가 관련돼 전체적 관점에서 점검이 필요한 정책이나 정책갈등 및 리스크가 예상돼 조율이 필요한 정책, 종합 점검이 필요한 국정 어젠다, 핵심 국정과제 및 개혁정책 등이 주요 안건이 된다고 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당정 또는 당청 협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내각과 청와대 간의 정책조율 이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정책 혼선에 대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하는 것은 일단 바람직한 모양새다. 최근 열흘 남짓 연말정산 관련 소득세법과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안, 건강보험료 개편안 등 국가 재정과 관련한 주요 정책들을 백지화하거나 급히 바꾸는 등 조령모개식 정책 형태가 국민의 우려를 자아낸 것도 사실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처음으로 30% 밑으로 추락한 것도 이런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정책조정협의회가 국민 여론 무마용의 역할에 그치고 과거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당·정·청 간 정책 조정 창구가 없거나 협의를 하지 않아 정책 혼선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변화가 문제의 핵심이다.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역시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 방식을 바꾸고 소통을 강화하라는 국민적 목소리를 외면한 데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과거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과 변화 없이는 정책조정협의회 역시 간판만 걸어 놓고 청와대의 눈치만 보는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

내각에도 힘을 실어 줘야 힘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의사 결정이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충분한 토론과 검토가 이뤄져야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절차 없이 윗선의 눈치를 보며 만든 정책은 당연히 혼선과 혼란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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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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