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외교는 바로 국력이라고 한다. 실제 전쟁처럼 치열하게 전개된다. 우수한 인재들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외교에 있어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의 주은래(周恩來)는 “침이 구천에서 떨어지면 바람이 구슬로 만든다(咳唾落九天 隨風生珠玉).”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귀중하다는 의미일 게다. 지금 우리가 처한 외교현실을 보더라도 그렇다.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싸고 뒷북만 치는 형국이어서 아쉬움이 더 크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훌륭한 장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외교관은 어느 수준일까.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그들 스스로 자초했다고 본다. 특정대학을 나와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미국통으로 커야 인정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 철밥통은 누구도 쉽사리 깰 수 없다.“우리나라 외교부를 설득하는 것보다 미국쪽을 이해시키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외교부의 보신주의에 질려버렸다는 고위 정보소식통의 전언이다.
대사는 국가원수가 직접 임명하는 자리이므로 정치적인 판단이 고려되기도 한다. 주요한 공관장 자리에 정치인이나 다른 유명인사가 내정되는데 이를 특임공관장이라 부른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대사와 같은 요직의 경우 특임공관장이 종종 배치받는다. 그러나 프랑스·독일·영국·일본과 같은 직업 공무원제가 철저한 나라는 100% 외무부 직업공무원으로 충원된다. 엽관주의가 강한 미국은 대통령 측근과 선거자금을 많이 낸 사람이 대사로 간다. 전체 대사의 40%쯤 된다고 한다.
이태식 주미대사와 유명환 외교부장관이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 둘 다 외무고시 7회다. 유 장관은 이른바 ‘로열코스’를 모조리 밟았다. 북미과장·미주국장·주미공사·차관·주일대사를 지냈다. 이 대사는 주영대사·차관을 거쳤다. 외교·안보라인의 한 축인 김하중 통일부장관도 이들과 외시 동기다. 김 장관도 외교안보수석·주중대사를 지냈다. 직업외교관으로서 동기생끼리 요직을 나눠 맡다 보니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우선 외교부의 순혈주의부터 깨야 한다. 그래야만 경쟁력을 회복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전쟁에서 이기려면 훌륭한 장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외교관은 어느 수준일까.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그들 스스로 자초했다고 본다. 특정대학을 나와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미국통으로 커야 인정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 철밥통은 누구도 쉽사리 깰 수 없다.“우리나라 외교부를 설득하는 것보다 미국쪽을 이해시키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외교부의 보신주의에 질려버렸다는 고위 정보소식통의 전언이다.
대사는 국가원수가 직접 임명하는 자리이므로 정치적인 판단이 고려되기도 한다. 주요한 공관장 자리에 정치인이나 다른 유명인사가 내정되는데 이를 특임공관장이라 부른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대사와 같은 요직의 경우 특임공관장이 종종 배치받는다. 그러나 프랑스·독일·영국·일본과 같은 직업 공무원제가 철저한 나라는 100% 외무부 직업공무원으로 충원된다. 엽관주의가 강한 미국은 대통령 측근과 선거자금을 많이 낸 사람이 대사로 간다. 전체 대사의 40%쯤 된다고 한다.
이태식 주미대사와 유명환 외교부장관이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 둘 다 외무고시 7회다. 유 장관은 이른바 ‘로열코스’를 모조리 밟았다. 북미과장·미주국장·주미공사·차관·주일대사를 지냈다. 이 대사는 주영대사·차관을 거쳤다. 외교·안보라인의 한 축인 김하중 통일부장관도 이들과 외시 동기다. 김 장관도 외교안보수석·주중대사를 지냈다. 직업외교관으로서 동기생끼리 요직을 나눠 맡다 보니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우선 외교부의 순혈주의부터 깨야 한다. 그래야만 경쟁력을 회복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8-07-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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