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시냇물처럼 흘러내려요.”,“발에 차이는 별 때문에 넘어질 뻔했어요”,“가슴에 들어온 하늘에도 별이 있어요.” 놀이기구도 없는 산에 가서 무엇 하겠냐며 불만을 품었던 아이들이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청태산 기슭에 있는 ‘숲체원’에 왔다가 남긴 말들이다.
나무와 별들이 많은 곳, 며칠 전 숲과 산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한 번 가보아야 한다는 숲체원을 찾아갔을 때 겨울로 들어서던 나무들이 입구에서 수줍은 미소로 반겨 주었다. 숲은 새순이 돋는 봄이나 나뭇잎이 짙푸른 여름에 찾아와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지만 청태산의 풍경은 재치 있는 나무들의 맵시로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숲체원은 녹색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시설로 ‘숲을 체험하는 최고의 공간’을 의미한다. 가족캠프, 청소년수련활동, 기업연수가 가능하며 숲탐방로, 등산로, 식물원 등 자연생태학습장에서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연간 2만명의 탐방객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 9월23일 개원한 이래 이미 3만2000여명이 다녀갔다. 숲체원 곳곳에는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이 나무처럼 질서정연하게, 또 때로는 나뭇잎처럼 자유롭게 흩어져 있다.
청태산 중턱에 자리잡은 숲체원은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룬 채 어머니 무릎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숲을 그대로 활용해 건물들을 나무처럼 심어놓았고 나무로 만든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 때 내가 나무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찾아 온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마음까지 보여 줄 수 있는데 나무도, 그 나무가 모여 있는 숲도, 숲을 담고 있는 산도 편안하게 생각할 수밖에.
이곳에는 TV가 없다. 깊은 산속이라 노래방이나 슈퍼마켓을 찾아 시내로 나갈 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무와 숲과 별과 얘기하며 지내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재미는 이런 것 때문에 더해진다. 어쩔 수 없이 참가한 체험행사라 해도 나무의 쓰임새나 이름을 알아맞히는 사이 호감을 갖게 되고, 나무를 응용한 다양한 놀거리에 심취해 있다가 숲으로 들어가 나무와 얘기하는 법을 배운다.
나무들은 낯선 옷, 낯선 말투, 낯선 표정들 때문에 처음에는 경계심을 보이다가 아이들의 본심을 확인하고 마음을 연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금방 친해지게 되고 심지어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 달라며 귓속말까지 하는 나무도 있다.
낮이 나무와 숲의 이해였다면 밤은 자연의 일원이 되는 체험이다. 숲 속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어둠을 밟고 산책을 나서면 별들을 만나게 되고 서서히 별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하늘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서는 미움과 증오, 오해나 심지어 부러움마저 없는 곳, 그동안 미워했던 친구도 부모님에 대한 거부감이나 잔소리에 대한 반항심도 물소리처럼 녹아내린다.
대전에서 온 김혜영(중3)양은 “학원, 학교, 과외에 매일 쫓기느라 하늘을 볼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 별을 보았고 내 가슴에 비쳐진 하늘의 참모습을 보았어요.”라고 말했다.
“와! 정말 별이 많다. 저것은 북두칠성, 저것은 은하수” 이곳에 온 아이들이 탄성을 질렀다. 별을 보고 신기해서 동그랗게 눈을 떴다가 별처럼 하늘에 박힌 눈동자들! 저 하늘 일부를 떼어 내 서울에 붙이고 별을 잊고 사는 아이들에게 보여 주면 안 될까?
문제지 몇 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이 낭비되고 밀린 학원 숙제 때문에 걱정은 되겠지만 별까지 잊고 사는 아이들이 꿈과 별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숲체원에 보내자. 아이들은 이곳에서 가슴 가득 나무를 심고 나무처럼 곧게 살아갈 수 있는 의지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시(詩)를 읊을 수 있는 감성을 찾을 것이다.
윤보영 시인
나무와 별들이 많은 곳, 며칠 전 숲과 산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한 번 가보아야 한다는 숲체원을 찾아갔을 때 겨울로 들어서던 나무들이 입구에서 수줍은 미소로 반겨 주었다. 숲은 새순이 돋는 봄이나 나뭇잎이 짙푸른 여름에 찾아와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지만 청태산의 풍경은 재치 있는 나무들의 맵시로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숲체원은 녹색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시설로 ‘숲을 체험하는 최고의 공간’을 의미한다. 가족캠프, 청소년수련활동, 기업연수가 가능하며 숲탐방로, 등산로, 식물원 등 자연생태학습장에서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연간 2만명의 탐방객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 9월23일 개원한 이래 이미 3만2000여명이 다녀갔다. 숲체원 곳곳에는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이 나무처럼 질서정연하게, 또 때로는 나뭇잎처럼 자유롭게 흩어져 있다.
청태산 중턱에 자리잡은 숲체원은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룬 채 어머니 무릎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숲을 그대로 활용해 건물들을 나무처럼 심어놓았고 나무로 만든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 때 내가 나무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찾아 온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마음까지 보여 줄 수 있는데 나무도, 그 나무가 모여 있는 숲도, 숲을 담고 있는 산도 편안하게 생각할 수밖에.
이곳에는 TV가 없다. 깊은 산속이라 노래방이나 슈퍼마켓을 찾아 시내로 나갈 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무와 숲과 별과 얘기하며 지내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재미는 이런 것 때문에 더해진다. 어쩔 수 없이 참가한 체험행사라 해도 나무의 쓰임새나 이름을 알아맞히는 사이 호감을 갖게 되고, 나무를 응용한 다양한 놀거리에 심취해 있다가 숲으로 들어가 나무와 얘기하는 법을 배운다.
나무들은 낯선 옷, 낯선 말투, 낯선 표정들 때문에 처음에는 경계심을 보이다가 아이들의 본심을 확인하고 마음을 연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금방 친해지게 되고 심지어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 달라며 귓속말까지 하는 나무도 있다.
낮이 나무와 숲의 이해였다면 밤은 자연의 일원이 되는 체험이다. 숲 속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어둠을 밟고 산책을 나서면 별들을 만나게 되고 서서히 별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하늘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서는 미움과 증오, 오해나 심지어 부러움마저 없는 곳, 그동안 미워했던 친구도 부모님에 대한 거부감이나 잔소리에 대한 반항심도 물소리처럼 녹아내린다.
대전에서 온 김혜영(중3)양은 “학원, 학교, 과외에 매일 쫓기느라 하늘을 볼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 별을 보았고 내 가슴에 비쳐진 하늘의 참모습을 보았어요.”라고 말했다.
“와! 정말 별이 많다. 저것은 북두칠성, 저것은 은하수” 이곳에 온 아이들이 탄성을 질렀다. 별을 보고 신기해서 동그랗게 눈을 떴다가 별처럼 하늘에 박힌 눈동자들! 저 하늘 일부를 떼어 내 서울에 붙이고 별을 잊고 사는 아이들에게 보여 주면 안 될까?
문제지 몇 장을 풀 수 있는 시간이 낭비되고 밀린 학원 숙제 때문에 걱정은 되겠지만 별까지 잊고 사는 아이들이 꿈과 별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숲체원에 보내자. 아이들은 이곳에서 가슴 가득 나무를 심고 나무처럼 곧게 살아갈 수 있는 의지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시(詩)를 읊을 수 있는 감성을 찾을 것이다.
윤보영 시인
2007-12-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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