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사업 부도에 이촌동 주민들 ‘경매공포’

용산사업 부도에 이촌동 주민들 ‘경매공포’

입력 2013-03-14 00:00
수정 2013-03-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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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얻어 이사할 집 구했는데 보상은 안 나와”대림아파트 가구당 빚 4억원…경매 내놔도 안팔려 빚 청산 ‘막막’

지난 12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이자 52억원을 못 갚아 1차 부도를 내자 수년간 집을 매매하지 못해 빚으로 생활을 꾸렸던 서부 이촌동 주민들은 대거 경매에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은 서울시와 코레일이 2007년 8월 서부 이촌동을 개발 계획에 끼워넣은 통합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서울시 등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2007년 8월 31일을 기점으로 그전부터 거주한 주민에게만 국제업무지구 분양권을 주기로 했다.

신규 진입자는 개발 혜택을 누릴 수 없어 매수세가 없었고, 주민들은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집을 보유했다.

638가구 규모로 이촌동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인 ‘이촌동 대림아파트’ 84㎡는 통합개발계획 발표 전인 2006년 연간 24건이 거래됐다.

그러나 최저 4억2천500만원에서 최고 7억1천500만원 사이를 오갔던 집값이 발표 이후 13억원(2007년 8·12월 실거래가)으로 치솟자 거래가 뚝 끊겼다.

김찬 서부 이촌동 11구역 비상대책위원회 총무는 “시행사 드림허브와 서울시가 2010년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안내 책자를 보내 주민들은 이사갈 집을 얻느라 대출을 받았는데 보상이 지연돼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보상을 믿고 빚을 얻어 새 집을 구입했는데 부동산경기 침체로 집값은 떨어지고 사업 지연으로 보상은 못 받고 헌 집은 안 팔려 이자만 불어났다는 설명이다.

이 사업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이 작년 8월 이촌동 주민의 대출금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대림아파트는 가구당 평균 4억749만원을 빚지고 월 169만원의 이자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빚을 못 갚아 경매에 넘어간 이촌동 아파트는 2007년 28건에서 작년 113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현재까지 아파트 25건, 연립주택 1건이 경매돼 아파트 17건이 유찰됐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낙찰가율)은 67.04%에 불과했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아파트 25건에 입찰자가 10명에 그쳤다”면서 “향후 경매 물건이 더 늘어날 전망이지만 용산사업의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촌동 물건을 가져가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매조차 유찰되면 ‘빚무덤’에서 빠져나올 구멍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 헐값에 집을 내던지려는 투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이촌동 A공인의 한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싼값에 내놓기를 주저하고 있다”면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마포 한강변 30평대 아파트값이 5억원이 넘는데 서부 이촌동이 그 아래를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은행 WM사업부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도 “아직 최종 부도가 안 났고, 후속 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면서 “그간 집값도 많이 떨어져 부도를 기점으로 투매가 극성을 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부도 여파로 삼각지·한강로·한남뉴타운 등 인근 지역도 거래가 뜸하고 매수세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촌동 주민들은 15일 드림허브 사무실 앞에 모여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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