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사업 부도] 2006년 시작땐 ‘황금알 사업’… 부동산 불황에 직격탄

[용산개발사업 부도] 2006년 시작땐 ‘황금알 사업’… 부동산 불황에 직격탄

입력 2013-03-14 00:00
수정 2013-03-1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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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부터 좌초까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너도나도 사업을 같이 하자며 덤비더니 이제 와서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가 용산사업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로 만들었어요.” 한 부동산학과 교수의 얘기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시작된 2006년 용산 개발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였다. 굴지의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렸고 금융권은 앞다퉈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용산개발사업도 함께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방만한 사업계획, 사업 참여자들의 주도권 다툼에 결국 용산은 무너졌다.

용산개발사업은 111층에 높이 620m에 이르는 랜드마크 빌딩인 ‘트리플원’을 포함, 초고층 빌딩 23개를 세워 서울 도심 속의 최첨단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07년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사업 후보자 공모 때 8조원을 써내 치열한 경쟁 끝에 사업을 수주했다. 이철 전 코레일 사장은 당초 땅값만 챙기려던 계획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드림허브에 2500억원(25%)의 지분 참여를 결정하게 된다. 서울시도 숟가락을 얻는다. 한강르네상스를 추진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개발 인가 조건으로 서부이촌동을 용산개발사업에 포함시키고 SH공사를 통해 용산 사업에 4.9%의 지분 참여를 한다.

장밋빛 청사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결정타를 맞는다. 사업성이 없다며 땅값을 깎아 달라는 삼성물산에 당시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은 나가라고 응대했다. 결국 삼성물산은 용산역세권개발(용산AMC)의 지분 45.1%를 롯데관광개발에 넘기고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 지분(14.5%)만 유지하게 된다. 제대로 된 주간사를 잃은 용산개발사업은 표류하게 된다.

드림허브의 대주주(25%)인 코레일은 민간 출자사들의 전환사채(CB) 매입을 조건으로 용산 개발의 랜드마크 빌딩을 4조 2000억원에 매입하는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1800억원밖에 투자하지 않은 롯데관광개발이 용산AMC 대주주 지위를 이용, 사업을 쥐락펴락하자 사업구도의 변경을 추진한다. 하지만 민간 출자사들이 추가 자금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때부터 양측은 사사건건 대립한다.

결국 코레일은 지난 8일 민간 투자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할 경우 연말까지 3000억원의 소요 자금을 지원하고, 그동안 수익을 낼 수 있는 구도로 사업구조를 변경하자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하지만 주주들과 논의도 해보기 전에 롯데관광개발과 연대보증 문제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결국 52억원도 마련하지 못해 디폴트를 초래하고 말았다.

경영진의 무능도 용산 좌초와 무관치 않다. 롯데관광개발과 코레일은 박해춘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용산AMC의 회장으로 영입하고 해외 투자 자본 유치에 나섰지만 해외 자본의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고 고액의 연봉만 지급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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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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